(17)Y-하우스

▲ Y-하우스 전경. 건축사진가 윤준환 제공

어떤 건축물을 소개할까 고민을 하다 외부에서는 잘 알려져 있지만 정작 울산에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는 작품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 주택은 울산에서 처음으로 2015년도 한국건축문화대상에서 우수상을 수상하고 같은 해 울산건축사상 주거부문에서 대상을 받은 건축물이다. 이를 계기로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울산이라는 지역에서 설계된 우수하고 작품성이 좋은 건축물이 많이 있다는 것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이 주택은 전원에서 생활하시던 부부의 오래된 주택을 철거하고 노후를 위한 새로운 삶의 공간을 마련하는 프로젝트였다. 오랜 시간동안 가꾸어 온 정원과 대지의 형상이 이미 구성되어 있었고 이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프로그램들과 자연이 소통하는 공간을 만들어 드리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고민거리였다. 부부가 생활하는 주거와 운영하는 사업체의 사무소 그리고 많은 장작을 보관할 수 있는 창고(전원주택의 필수공간)가 서로 결합하고 각자의 독립성을 유지하는 새로운 도시 근교형 전원주택을 제안하였다.

▲ 사이마당 공간

대지는 동쪽을 향해서 아주 좋은 전망을 가지고 있는 반면 남쪽으로는 산 능선이 있어 해가 빨리 저문다. 따라서 주택의 모든 공간에 햇살이 가득한 방법과 동쪽 한편에 있는 마을의 작은 연못 그리고 여러 산봉우리들을 동시에 조망할 수 있는 대안으로 Y자 형상을 찾았다.

도시 인근에 위치한 전원주택
자연과 소통하는 공간구성에 중점
대청마루·툇마루 등 현대적 해석
소박하고 진솔한 공간으로 거듭나
2015년 한국건축문화대상 우수상
울산건축사상 주거부문 대상도

이는 주택과 사무소 그리고 창고라는 다른 프로그램들을 서로 연결하기도 하면서 각각의 독립된 외부공간을 만듦과 동시에 두 방향성의 매개 공간이 되도록 하였다. Y자의 결절점은 이 주택의 가장 심장인 공간으로 거실을 배치하고 사이마당과 대청마루가 서로 소통되게 하였으며 한 방향으로만 공간을 느낄 수 없는 곳이다. 철저하게 360도 마다 무엇을 조망할 것인지 계산한 공간이다.

주택을 설계할 때마다 늘 고민하는 것은 ‘가장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공간이 무엇인가?’하는 것이다. 이것의 가장 단순한 대답은 우리가 살아온 한국적인 공간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다방면으로 고민하고 실험해 온 한국적인 공간을 현대화하려고 노력한 결과, 전원주택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것은 외부공간의 다양한 소통이라고 생각한다.

▲ 사이마당에서 대청마루를 바라보는 풍경

그래서 윗마당, 진입마당, 사이마당, 서비스 마당, 하늘마당, 장독마당이라는 다양한 마당을 만들었다. 이런 다양한 마당이 내부공간과 다시 소통하는 대청마루, 누마루, 툇마루를 만들어 현대적으로 해석하였다. 특히, 동쪽에 배치한 사랑방은 아침에 직사광선이 눈부시게 내부로 들어오는 것을 일부 막아주면서 대청마루와 거실에서의 조망 공간을 이원화 시키도록 하였다.

거실의 길이를 다르게 하고 유리로 마감하여 비정형으로 만들었다. 이는 거실의 일부가 대청마루화 되고 안마당과 사이마당의 중정공간이 내부로 인입 되는 역할을 하였고 대청마루에서 바람의 속도가 빠르게 지나가도록 하여 여름에 시원한 전이공간이 되도록 하였다. 이러한 다양한 공간들이 건축주의 삶을 풍요롭게 하기를 기대한다.

좋은 건축물이 탄생하기 위하여 설계뿐만 아니라 시공이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아무리 좋은 건축물을 설계 하였다고 하더라도 보통은 시공과정에서 시공자나 주변사람들이 건축주를 현혹하는 말들 때문에 설계 의도는 사라지고 디자인 의도는 훼손되어지는 경우가 참으로 많다. 하지만 이 주택은 시공과정에서 이런 경우가 생길 때 마다 우리 설계자측과 먼저 협의 하여 주시고 디자인 의도를 충분히 이해하여 주신 건축주 덕분으로 이런 좋은 결과물을 완성 할 수 있었다. 특히, 울산에서 흔히 시공되어지는 공법도 아니고 마감 방법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신뢰를 보내어 주신 건축주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 2층 누마루공간

주택 설계를 하다 보면 늘 느끼는 점이 하나 있다. 바로 완공되고 나면 주택이 건축주를 닮아 있다는 것이다. 이 주택 또한 그러하다. 소박하고 진솔한 건축주 분들처럼 과도한 치장이나 과장이 없고 투박하고 진솔함이 담긴 질그릇 같은 멋이 있다. 좋은 공간과 구성이 있다면 설계자와 건축주가 함께 만들어 내는 결과물이 가장 좋은 운치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정웅식 (주)온건축사사무소 대표건축사 울산대학교 디자인·건축 융합대학 외래교수

■ ‘Y-하우스’ 건축개요
-울산시 울주군 두동면 단독주택
-대지 1956㎡,
-건축면적 253㎡, 연면적 281㎡
-지상 2층
-2014년 7월 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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