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혜련 위드미 반천점 점주

최근 극심한 불황에도 불구하고 잘 나가는 업종이 편의점이다. 혼자 생활하는 가구가 늘어나는 추세에 있어 그 기세가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다. 그래서 소자본으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영업자들이 너도 나도 뛰어들고 있다. 필자도 1년 전 이마트 위드미 개발팀의 권유로 반천 일반산업단지 내에 그동안 어렵게 모은 1억여원을 투자해 20여평짜리 편의점을 열었다. 현장을 방문한 위드미 간부는 제 점포를 일컬어 “외로운 등대”같다는 표현을 쓰면서 지금은 비록 어렵겠지만 본사 차원에서 적극 지원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편의점은 가맹점 수가 늘어날수록 성장하는 산업이다. 상생형 편의점을 지향하는 이마트 위드미는 적극적인 점포확장으로 필자가 개점하던 1년 전 울산지역에서 10여개에 불과하던 것이 지금은 50여 개로 늘어났다. 편의점 개점은 가맹점 본점의 상권분석과 점주의 결단으로 개점을 하는 구조로 돼 있어 점주들은 본점 직원의 말에 거의 절대적으로 따른다.

이와 같은 편의점 업계의 고도성장 그늘에는 부작용도 뒤따르기 마련이다. 경험이 없는 영세업자들은 본사 직원의 권유에 따라 개점을 했다가 참담한 실패를 겪는 경우도 허다하기 때문이다. 남구 삼산동 모 위드미의 경우 매출부진으로 불과 1년 여 만에 문을 닫았으며 울주군 범서 위드미 업주도 인건비도 건지지 못하고 있다며 본점 직원 말만 믿고 무작정 점포를 개설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필자의 경우는 더욱 황당하다. 점포 개설 당시 점포 개발팀 담당자는 저희가 노력해 장사가 잘되면 인근에 위드미가 추가로 입점하는 경우가 없느냐는 저의 질문에, 점주께서 고생해서 일으킨 상권인데 다른 경쟁사라면 몰라도 어떻게 위드미가 들어서 같은 식구끼리 경쟁을 하겠냐며 그것은 기본적인 상도의가 아니라고 했다. 그 약속의 여운이 채 가시지도 않았는데 우려가 현실이 됐다. 공단 내 인근에 지난 주 본사로부터 개점 허가를 받고 개점준비에 들어갔다. 저희와 똑같은 이마트 위드미가. 필자는 1년 전의 개발팀 담당자의 약속을 언급하며 강력하게 항의했지만 소관이 아니라 모르겠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지난 여름에도 이마트 위드미는 롯데 음료와 함께 영남지역 가맹점 가운데 음료수와 커피를 많이 판매한 3곳의 가맹점을 선정해 3박4일간의 대만여행을 보내주는 행사를 실시했다. 저의 매장을 담당하는 위드미 관리자는 매출 상위권 점포의 실적을 은근히 알려주며 매입을 독려했다. 필자는 울며겨자 먹기로 수백만원 어치를 매입했지만 마감 30분 전에 수백만원 어치를 매입한 진주의 가맹점에 뒤져 분루를 삼켰다. 각 가맹점의 매출상황은 철저한 영업 비밀이다. 본사 직원과 해당 점주외에는 알 수도 없고 알려져서도 안된다. 그러나 이마트 위드미의 경우 점포 확장에만 혈안이 돼 더 이상의 비밀도 아니라는 것이 앞의 두 건의 사례에서 드러났다.

필자의 점포 인근에 들어서는 위드미도필자 점포의 매출상황을 참고로 했을 가능성이 높다. 필자는 조만간 법률적인 검토를 거쳐 이마트 본사 사장을 상대로 고소장을 제출할 방침이다. 어쩌면 문을 닫아야 하는 불이익을 감수하고서라도 고소장을 제출하려는 것은 사회적 강자가 가진 힘을 이용해 사회적 약자를 괴롭혀서는 안된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다. 아울러 신규 편의점 개점에 관심 있는 업주들은 가맹점 확대에만 눈이 먼 개발팀의 감언이설에 속지 말고 다른 경쟁업체의 영업 분석도 참고하라는 조언을 하고 싶다. 어렵게 모은 재산을 이마트 위드미 같은 본사 배를 불리는데 사용해서는 안될 일이기 때문이다. 아! 왜 이마트 위드미와 가맹계약을 했을까?

김혜련 위드미 반천점 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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