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파면결정 3일만에 청와대 관저 퇴거

▲ 박근혜 전 대통령이 12일 오후 청와대를 떠나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저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헌재 파면결정 3일만에 청와대 관저 퇴거
“모든 결과 제가 안고 가겠다” 짧은 메시지
黃대행 이번주 대선일 공고…5월9일 유력

헌법재판소가 지난 10일 대통령직에 대한 파면을 결정한 이후 이틀째 청와대 관저에 머물러 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12일 오후 7시16분 청와대에서 나와 7시37분에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저로 복귀했다. 취임 1476일만인 헌정사상 최초의 ‘탄핵 대통령’이라는 오명과 함께 청와대에서 퇴거한 것이다.

 

사저에 도착한 박 전 대통령은 자유한국당 민경욱 국회의원을 통해 “제게 주어진 대통령으로서의 소명을 끝까지 마무리하지 못해 죄송하다. 저를 믿고 성원해주신 국민 여러분들께 감사드린다. 모든 결과에 대해서는 제가 안고 가겠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믿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런 가운데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이번 주 제19대 대통령 선거일을 공고한다. 선거일은 5월9일이 가장 유력하다는 전망이다.

◇오후 7시16분께 청와대 출발

박 전 대통령은 애초 13일 삼성동으로 갈 것으로 전망됐지만 삼성동 사저 준비가 완료되면서 이날 전격 이동했다. 박 전 대통령은 ‘20오 8206’ 에쿠스 차량에 탑승해 이날 오후 7시16분께 청와대 정문을 출발, 삼성동 사저로 이동했다. 카니발 차량 등을 포함해 6대가 박 전 대통령이 탑승한 에쿠스 뒤를 따랐다. 차량은 20분 만인 오후 7시37분 삼성동 사저로 향하는 골목길에 도착해 오후 7시45분께 사저로 들어갔다.

수백명의 지지자들이 사저부터 봉은사로까지 골목길 200여m를 가득 메웠다.

남색 코트 차림에 평소처럼 올림머리를 한 박 전 대통령은 차에서 내려 환하게 웃으며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허태열, 이병기, 이원종 등 전직 대통령 비서실장 3명 등 전직 청와대 핵심참모들이 그를 맞았다.

김진태, 민경욱, 윤상현, 조원진, 박대출, 서청원, 최경환, 이우현 등 자유한국당의 ‘진박’ 의원들과 손범규 전 의원도 사저 앞에서 박 전 대통령을 맞이했다. 박 전 대통령은 도열한 이들과 악수와 함께 짧은 대화를 나누고 사저 안으로 향했다.

◇요동치는 대권가도…5월9일 유력

정치권은 19대 대선체제로 급전환했다. 각 정당은 헌법재판소 결정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5월9일로 예상되는 대권가도를 향해 주도권 잡기에 사활을 걸었다. 울산지역 정치권도 헌재의 탄핵 직후 중앙당의 지침에 따라 시당을 중심으로 지역구별 조직정비를 비롯해 대선준비에 들어갔다.

황 권한대행측 관계자는 12일 “대선일 공고 시한(3월20일) 전인 17일까지는 대선일을 지정해 공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탄핵심판 이후 60일 내인 5월9일까지 대선일을 지정해야 하는데, 5월 첫째 주에는 근로자의 날(1일·월), 석가탄신일(3일·수), 어린이날(5일·금) 등으로 징검다리 연휴가 있고, 5월8일은 연휴와 이어지는 월요일이어서 9일(화)이 가장 유력해 보인다.

◇‘울산시민행동’ 마지막 촛불집회

앞서 울산에서는 탄핵선고 다음날인 11일 오후 울산 남구 삼산동 롯데백화점 앞 광장에서 제17차 울산시민대회와 촛불집회가 열렸다. 이날 촛불집회는 ‘박근혜 정권 퇴진 울산시민행동’의 마지막 집회였다.

‘촛불과 함께 한 모든 날이 좋았다’라는 제목처럼 이날 시민대회는 주최측 추산 약 700여명이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헌법재판소의 박 전 대통령 파면 선고를 자축하는 분위기로 진행됐다.

주최측은 “앞으로 박 대통령 구속 수사와 적폐 청산, 개혁 입법안 마련 등 새로운 이슈를 중심으로 주말 집회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했다.

반면 울산에서 탄핵 반대집회를 주도했던 박사모 등 보수단체는 이날 울산에서 집회를 개최하지는 않고 230여명이 서울집회에 참석해 탄핵무효를 주장했다. 특히 탄핵반대 집회에서 숨진 사망자 중 한명이 울산 출신 참가자로 확인됐다. 김두수기자·김준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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