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진행동 “박근혜 내려가니 세월호 올라왔다…10만명 참석”

▲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21차 범국민행동의 날' 촛불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세월호 조형물에 촛불을 내려놓으며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고 있다. 연합뉴스

4월 15일 집회 참석 독려세월호 희생자 가족들
“진상 밝혀 책임자 처벌해야 이런 일 다시 없어”

20주 동안의 ‘매주 촛불’ 이후 지난 주말 휴식한 촛불집회 참가자들이 2주 만에다시 광화문광장에 모여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을 요구했다.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25일 오후 6시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21차 범국민행동의 날’ 촛불집회를 열어 박 전 대통령의 구속과 세월호 진상규명 등을 촉구했다.

세월호 인양이 사실상 성공한 이 날 집회에서 참가자들은 ‘박근혜 구속’과 ‘세월호 진상규명’ 등이 적힌 손피켓을 들고 ‘세월호가 인양됐다 박근혜를 구속하라’, ‘인양은 시작이다 책임자를 처벌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퇴진행동 법률팀장인 권영국 변호사는 이날 기조발언을 통해 “검찰이 진정으로 국정농단의 진상을 밝히고자 한다면 국정농단과 증거인멸의 몸통인 박근혜를 반드시 구속해야 한다”며 “나아가 우병우를 구속하고 뇌물을 준 다른 재벌 대기업도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 변호사는 이어 “박근혜가 내려가자 세월호가 올라왔다”며 “세월호 3주기를 앞둔 4월 15일 다시 광장을 메워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촛불집회에서는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이 세월호 인양 이후의 소회를 밝혔다.

참사 희생자인 단원고 2학년 2반 남지현양 언니 서현씨는 무대에 올라 “4월이 다가오니 밤공기가 4월 16일 팽목과 비슷해져 도망치고 싶어지는 하루하루”라고 힘겹게 입을 뗐다.

서현씨는 “지난 3년 동안 온갖 비난과 유언비어로 유가족에게 상처를 입히고 진상규명을 방해하던 이들 태도가 달라졌다”면서 “항상 인양을 바랐던 척하는 언론과 최선을 다하는 척하는 해수부 모두 공범”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단원고 2학년 5반 김건우군 아빠 광배씨는 “구조하지 않고 참사 진상을 은폐했던 책임자들을 처벌해야 한다”면서 “왜 인양 방식을 거듭 바꿨고 그 과정을 국민은 물론 유족에게도 공개하지 않았는지 역시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선체조사위원회는 단 한 조각의 유실도 없도록 미수습자와 유품과 증거를 수습하고, 해수부는 선체조사위의 요구에 적극적으로 따르라”면서 “촛불 국민들께서는 오는 4월 16일 안산에서 열릴 3주기 기억식에 꼭 와달라”고 호소했다.

사흘 동안 배 위에서 인양 작업을 지켜본 단원고 조은화양 어머님 이금희씨와 허다윤양 어머님 박은미씨는 현장에서 녹화한 영상을 시민들에게 전했다.

이들은 미수습자 9명의 이름을 하나하나 나열하면서 “모두 가족 품으로 돌아오도록, 그리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부모님의 마음으로 더 간절히 기도해달라”고 시민들에게 당부했다.

참가자들은 집회를 마치고 미수습자 수습과 박 전 대통령 구속을 요구하며 소등 퍼포먼스를 벌였다.

주최 측은 노란색으로 빛나는 애드벌룬에 세월호 모양 그림과 ‘진실은 침몰하지 않습니다’라고 적힌 천을 매달아 광화문광장 하늘에 띄웠다.

집회가 끝난 뒤 참가자들은 오후 7시 30분부터 도심을 행진했다. 세월호 형상이 그려진 대형 깃발과 풍물패가 앞장섰다.

행진은 광화문광장을 출발해 종로2가와 퇴계로2가, 회현사거리, 을지로1가, 종각을 거쳐 광장으로 돌아왔다. 번화가에 있던 시민들 일부는 급히 스마트폰에 촛불 그림을 띄워 행진 대열을 향해 비춰 보이는 등 행진에 호응하거나 응원을 보내기도 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국무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는 의미로 종로구 삼청동 국무총리공관 방향으로도 대열이 나눠 행진했다.

퇴진행동은 “오후 8시 기준으로 광화문 일대에 시민 10만여명이 모였다”면서 “세월호가 물 위로 떠오른 날, 탄핵 이후에도 많은 시민이 촛불을 밝혔다”고 발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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