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맹소영 날씨칼럼니스트·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

여름철 무더위를 몰고 오는 덥고 습한 북태평양고기압이 평년보다 북서쪽으로 더 확장하면서 기온이 크게 상승해 1973년 이후 네 번째로 기온이 가장 높았고, 전국의 평균 폭염일수 또한 6.4일(평년 3.9일)로 1973년 이후 여덟 번째로 많았다. 울산도 지난 달 20일 넘게 30도를 웃돌았고, 그 절반 가량이 33도를 옷돈 폭염더위였다. 7월 한달 중 열흘가량이 폭염수준의 더위였던 것이다.

매년 연말이 되면 리서치 업계에서는 사람들의 올해 가장 관심을 갖은 키워드 검색어 통계를 낸다. 해가 바뀌어도 변하지 않고 부동의 1위를 지키는 것이 바로, ‘날씨’이다. 그만큼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실시간 스마트해진 세상에서 정보수집을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하며 가치를 높이는 것이 ‘날씨’인 것이다.

통계적인 데이터를 수집해 연구의 목적으로 기후패턴을 연구하는 연구자들을 제외한 일반 국민에서 지나간 날씨란 휘발성 정보와도 같다. 따라서 급변하는 날씨정보의 정확함과 전문성은 아주도 중요하다.

기상캐스터의 역할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 정보수집이 원활하지 않았던 1980~90년대만해도 우리에게 밤 9시란, 꼭 뉴스를 보는 시간이었다. 그만큼 새로운 소식을 알려주는 news는 어쩌면 인쇄매체인 신문을 제외하고 우리가 정보를 접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었을 것이다.

따라서 기상정보를 전달하는 기상캐스터보다는 기상정보에 조금 더 집중하지 않았나 싶다. 그래서 과거에는 기상캐스터에게 많은 주목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어떠한가? 꼭 TV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인터넷 검색 혹은 스마트폰 날씨앱을 통해 다양한 경로로 기상정보를 언제든지 수집할 수 있다. 그래서인가? 기상정보를 전달하는 기상캐스터의 정보보다는 기상캐스터에게 지나친 관심이 쏠린다. 기상캐스터의 목소리, 행동, 의상, 치마길이, 표정에만 집중을 한다.

한편, 생산된 예보를 정보의 중심으로 전달하는 기상청 예보관과는 달리, 이들의 메시지를 전하는 기상캐스터의 그 정보를 그대로 전하는 듯 하지만, 예보관과의 차이점이 있다. 바로, 사람들이 최대한 체감할 수 있도록 전달의 고민을 하는 점이다.

예를 들어, 날씨방송의 첫 문장만 들어도 그날의 날씨포인트를 파악할 수 있도록, 혹은 컴퓨터 그래픽(CG)로 표출되는 시각적 이미지를 통해 가독성 높은 정보전달을 고민한다든지, 기상캐스터의 의상 혹은 소품만을 보고도 오늘의 날씨를 대비할 수 있도록 말이다.

최근 래시가드(수상스포츠를 할 때 입는 기능성 스포츠웨어의 상의를 지칭)를 입고 수영장에서 기상방송을 진행한 기상캐스터가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 ‘수영복 입은 기상캐스터’에 주목을 한 것이다. 사람들은 일기예보에 아주 민감하다. 그리고 기상청의 예보에 대한 논란은 늘 도마 위에 오른다. 그리고 정날 날씨정보를 전달하는 기상캐스터의 외부에만 집착한다. 무엇이 잘못되었는가.

급변하는 날씨 속에 이상기후라는 원인의 과거와는 다른 양상으로 나타나는 날씨를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게 기상정보를 전달하는 기상캐스터에게 전문성은 21세기 기상캐스터가 갖춰야 할 필수조건이다. 이런 국민들의 심리를 등에 엎고 인기몰이를 해서 연예계로 데뷔를 하려는 목적의 일부의 기상캐스터 지망생들도 반성을 해야한다. 국민들 역시 내가 TV날씨방송을 보는 목적이 무엇인지 잘 살펴봐야겠다.

날씨칼럼니스트, 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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