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집중 테러 벨기에·獨·英으로 번진 뒤 스페인까지

17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무차별 차량 테러가 발생하자 유럽에 더 이상 테러 안전지대가 없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서유럽의 프랑스, 벨기에, 독일에서는 최근 몇 년간 극단주의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 등을 배후로 한 각종 테러가 잇따라 일어났지만, 스페인은 상대적으로 테러로부터 안전한 나라로 꼽혀왔다.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의 유럽 겨냥 테러 공격은 2015년 프랑스 파리에서 발생한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테러를 기점으로 그 전과 이후로 나눌 수 있다.

그 전에는 2004년과 2005년 각각 스페인 마드리드 기차역 폭탄 테러, 영국 런던 지하철 폭탄 테러가 발생하기는 했지만, 그 누구도 ‘테러가 일상이 됐다’고 말하지 않았다.

그러나 2015년 1월 이슬람 극단주의자 쿠아치 형제 등 3명이 샤를리 에브도 사무실을 급습, “예언자의 원수를 갚았다”고 외친 뒤 총기를 난사해 기자 등 12명이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프랑스에서는 테러 공격이 좀처럼 끊이지 않았다.

바로 다음 날 이슬람 극단주의자 아메디 쿨리발리가 파리 남부에서 자동 소총을 난사해 여성 경찰관을 살해했고, 그 다음 날에는 파리 동부 유대인 식료품점에서 인질극을 저질렀다.

그해 11월에는 무장 괴한이 파리 바타클랑극장에서 총기를 난사해 약 100명의 목숨을 앗아갔으며, 동시에 파리 도심 5곳에서 테러를 벌였다.

작년 7월에도 프랑스 남부 해안도시 니스에서 열린 혁명기념일 행사에 트럭이 돌진해 최소 84명이 숨졌다.

이 같은 양상은 2016년 3월 국제공항서 300명이 넘는 사상자를 낸 폭탄 테러가 발생한 벨기에를 거쳐 독일로 이어졌다.

독일에서는 이주민·난민 출신이 흉기를 휘두르거나 총기 난사 공격을 벌이는 사건이 심심치 않게 발생하더니, 작년 12월에는 베를린 크리스마스 시장에서 대형 트럭이 군중을 향해 돌진해 수십 명의 사상자를 냈다.

올해는 유독 영국에 공격이 집중됐다.

지난 3월 런던 의사당 인근 웨스트민스터 다리에서 차량이 인도로 돌진해 6명이 숨지고 50명이 다쳤고, 5월에는 미국 팝가수 아리아나 그란데의 맨체스터 콘서트 도중 폭발물이 터져 수십 명이 죽거나 다쳤다.

이로부터 2주도 채 지나지 않아 런던 브리지 인근에서 차량·흉기 테러가 났다.

이에 비하면 스페인은 2004년 3월 마드리드 기차역에서 191명이 죽고 1천200여명의 부상자를 낸 동시 다발 폭탄 테러 이후 대형 테러 공격에 노출된 적이 거의 없다.

이번 테러로 13년여만에 이슬람 극단 세력의 공격에 노출된 셈이다.

스페인에서는 2006년과 2008년 각각 폭탄 테러가 발생했으나 이는 바스크 분리주의 무장세력 ETA(바스크 조국과 자유)의 소행으로 이슬람 극단주의와는 거리가 있다.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는 이번 공격을 “지하디(이슬람 성전주의자)의 테러리즘”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안전 경계를 강화하는 한편, 테러범들을 검거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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