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중하라…더 큰 시련 다가올테니 대처에 만전 기하라"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21일 "공천 전횡으로 박근혜 정권 몰락의 단초를 만든 장본인이 이제 와서 출당에 저항하는 건 참으로 후안무치하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실명을 거론하지 않았으나 사실상 친박(친박근혜)계 핵심 최경환 의원을 겨냥해 "'진박'(진짜 박근혜) 감별사를 자처하며 국회의원을 주머니 속 공깃돌 같이 다뤘다"며 이같이 언급했다.

당 윤리위원회는 전날 박근혜 전 대통령과 서청원·최경환 의원에 대해 '탈당 권유' 징계를 내렸고, 그 직후 최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불복 의사를 밝히면서 홍 대표의 사퇴를 요구했다.

홍 대표는 "그렇게 종교처럼 떠받들던 박 전 대통령 탄핵 때 그는 무엇을 했는지, 구속돼 재판을 받을 때 구치소 면회라도 한 번 갔는지, 국민을 상대로 탄핵 무효 여론전이라도 주도했는지 한 번 물어보자"고 밝혔다.

이어 "혼자 살기 위해 숨어 있다가 이제 와서 혼자 살기 위해 몸부림치는 모습은 참으로 측은하기 이를 데 없다"며 "아직도 이 당에 자신의 공깃돌이 있다고 생각해 저항하는 모양인데 참으로 가련하기조차 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제 이 당에 당신의 공깃돌은 없다. 더 큰 시련이 다가올 테니 조용히 그 대처에 만전을 기하라"고 경고했다.

홍 대표는 "세상이 변했다. 자중하라"는 말도 남겼다.

홍 대표는 자신에 대해선 "나는 박근혜 정부 내내 4년간 핍박만 받던 사람"이라며 "오히려 핍박을 받아도 박근혜 정부를 단 한 번도 비난하지 않고 옹호했던 사람"이라고 자평했다.

또 홍 대표는 이날 오후 재차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전날 윤리위 결정을 공개적으로 비난한 김문수 전 경기지사를 향해 "지금도 박근혜 동정심으로 표를 얻으려고 노력하는 걸 보니, 친박은 알아주지도 않는데 홀로 무너진 담벼락을 짝사랑하는 것 같아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김 전 지사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국당은 박 전 대통령에게 탈당 권유를 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구치소를 찾아 면회하며 인권보호를 위해 노력하고 석방투쟁을 주도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홍 대표는 김 전 지사에게 "자신의 역량으로 정치 마케팅을 하라"면서 "김문수의 살아온 정치 역정만으로 충분히 TK(대구·경북)의 민심을 얻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의 박근혜 마케팅은 김 전 지사를 더욱 옹색하게 할 뿐이다. 인물이 너무 안타까워 한마디 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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