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0여개 1·2차 협력업체 모임 나서 교섭타결 촉구
울산, 광역시 유일 상급종합병원 없는 도시될 판

▲ 현대·기아자동차 협력사 협의회 대표단이 11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원청사인 현대차 노조의 파업 중단과 성실 교섭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김경우기자 woo@ksilbo.co.kr

330여개 1·2차 협력업체 모임 나서 교섭타결 촉구
파업기간 중 고정경비 감당 종료후엔 격무 시달려
추가 근로수당 탓 수익성 악화, 경쟁력 저하 악순환

“정말 어렵습니다. 여러분(현대차 노조)보다 더 힘든 근로자들의 고통을 다시 한 번 생각해 파업 철회와 노사의 원만한 교섭타결을 간곡히 부탁합니다.”

현대자동차 노조의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협력사들의 피해도 눈덩이처럼 불어남에 따라 경영 손실을 견디지 못한 1·2차 협력업체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 상태가 지속된다면 대부분의 협력업체들이 버틸 수 없다면서 파업 철회를 간곡히 촉구했다.

 

현대·기아자동차협력사 협의회는 11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현대차 노조의 파업과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1, 2차 부품 협력사들은 현대차 노조의 파업 철회와 노사의 원만한 교섭타결을 간곡히 부탁한다”고 밝혔다.

현대·기아차 협력사 협의회는 현대차 협동회, 기아차 협력회가 2001년 11월 통합된 단체로 울산·경주지역 43개사를 포함한 전국 330여개 부품 협력사 모임이다. 현대·기아차 협력업체는 2·3차까지 포함하면 4500~5000여개사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협의회는 “현대차 파업에 따른 조업 차질은 협력사들의 경영 차질은 물론 존립 자체에 위협을 준다”며 “모기업 노조가 일손을 놓으면 부품 협력사들은 더 심한 충격을 받는다”고 호소했다.

실제 현대차에 부품을 적기에 납품하는 방식을 운영하는 협력업체들은 현대차 노조가 파업을 하면 그 시간 동안 공장 가동을 멈추고 있다. 생산라인이 중단되면 협력사 직원들은 청소 등의 잡일을 하거나 책을 보는 등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중호 울산경주광역분회장(아진카인텍 대표이사)은 “지난 8월부터 이달 11일까지 노조의 파업으로 총 4만7100여대, 9800억원의 생산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며 “이번 주에도 매일 3~4시간의 예고된 파업이 강행될 경우, 2·3차 협력사를 포함해 경영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특히 “석달 이상 조업을 안하면 버텨낼 업체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협력사들은 또 현대차의 파업기간 중에도 고정경비 일체를 감당해야 하고, 파업 종료 후에는 현대차가 그동안 생산하지 못해 적체된 주문물량의 적기공급을 위해 근로자들은 잔업과 휴일근로 등 격무에 시달려야 한다고 호소했다.

또한 가뜩이나 영업이익률이 낮은 중소 부품협력사들로서는 정상조업을 진행해왔다면 지급하지 않아도 되는 연장이나 휴일 등 추가 근로수당 지급이 발생해 수익성이 더욱 악화되고 있으며, 이는 R&D 투자 여력 감소에 따른 미래경쟁력의 저하로 이어지는 악순환에 빠지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협의회는 “기업의 생산활동이 중단된다는 것은 일시적으로 호흡을 멈추는 것이나 다름없는 매우 위중한 사태”라며 “파국을 향한 걸음을 멈추고 상호 양보하고 윈윈하는 노사협상으로 조속한 타결과 정상조업 재개를 간곡히 호소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현대차 노조는 이날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 과정에서 회사의 추가 제시안을 요구하며 5일 연속 부분파업에 들어갔다. 노조는 이날 낮 12시30분부터 1조 근무자가 3시간 가동을 중단했고, 오후 3시30분부터 일하는 2조 근무자는 오후 9시30분부터 3시간 파업을 하는 등 이번 주 내내 파업을 벌인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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