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물 부족’ 도시 울산, ‘물 아낌’ 모범도시로

 

최근 10년간 울산 1일 1인당
수돗물 사용량 평균 254.6ℓ
전남·경남이어 3번째로 적어
수도요금은 1t당 865.35원
전북·강원이어 3번째로 비싸
인센티브는커녕 고비용 부담

최근까지 울산은 낙동강물을 끌어와 식수로 사용해야 했다. 극심한 가뭄 탓이기도 하지만 국보 285호 반구대암각화 보존을 위해 청정식수를 공업용으로 흘려보낸 영향이 있다. 기후변화 등으로 울산의 물 부족 현상이 더욱 심화될 가능성도 있다. 장기적으로 울산은 물 부족 도시로 분류되고 있기도 하다. 3월22일 세계 물의 날을 맞아 ‘물 부족’ 도시면서 ‘물 아낌’ 모범도시이기도 한 울산의 현재 상황과 앞으로의 대응 등을 짚어본다.

◇절수 습관 몸에 밴 울산

환경부가 지난달 공개한 ‘2016년도 상수도 통계’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울산의 1일1인당 수돗물 사용량은 평균 254.6ℓ였다. 전국 7대 특별·광역시 중 가장 적었고, 16대 시·도 중에선 전남(240.1ℓ)과 경남(240.4ℓ)에 이어 세번째로 적었다.

 

울산은 2007년부터 2015년까지 250ℓ대를 유지하다 2016년 들어 263ℓ로 소폭 늘었다.

특히 울산과 유수율이나 누수율이 거의 비슷한 인천과 1일1인당 수돗물 사용량을 비교하면 지난 2016년 기준 울산 263ℓ, 인천 304ℓ로 울산의 절수 노력이 돋보인다. 한달 기준으로 보면 울산시민이 인천시민에 비해 한명 당 1230ℓ를 매달 절수하는 셈이다.

또 지난해 기준 1일1인당 수돗물 사용량이 가장 많은 충북(375ℓ)과 비교하면 울산시민 한명 당 3360ℓ의 물을 한달간 아끼고 있다.

울산시 상수도사업본부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선진국 수준인 200ℓ까지 낮추기 위해 물절약 관련 웹툰을 제작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인센티브는 커녕 고비용 지불하는 시민

울산시는 지난해 물 부족으로 낙동강 원수 6416만2989t을 끌어왔다. 전년(1089만4562t)에 비해 6배 가량 늘었다. 가뭄의 영향이긴 하지만 반구대암각화 보존을 위해 사연댐 물 약 2300여만t을 공업용으로 흘러보낸 영향도 있다.

울산시는 낙동강 원수를 끌어옴에 따라 사연댐 물에는 부과되지 않는 물이용부담금 약 109억원을 추가로 지불했다. 또 청정식수인 사연댐 물과 달리 낙동강 물은 화학약품 등을 이용한 정수과정을 거쳐야 해 비용이 추가됐다.

전년 낙동강 물 사용량에 따라 이듬해 시민들에게 적용되는 물이용부담금도 지난해 t당 14.3원에서 올해 83.5원으로 인상됐다.

결과적으로 식수로 이용해야 할 사연댐 물을 공업용수로 흘려보냄에 따라 기업체는 물이용부담금이 부과되지 않는 용수를 일부 확보한 셈이지만 시민 입장에선 깨끗한 물을 흘려보내고 수질이 나쁜 낙동강 물을 다시 정수해 사용하는 결과를 낳았다.

또 울산의 수도요금은 t당 865.35원으로 전북(914.27원), 강원(870.92원)에 이어 세번째로 비싸다.

울산이 타 시·도에 비해 물을 아껴쓰는 모범도시로 꼽히지만 직접적인 인센티브는 커녕 가뭄과 국보 보존 등을 이유로 고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왕수기자 wslee@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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