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마을 외곽도로 따라 추진...주민들, 뒤편은 석유화학공단

▲ 울산시 울주군 청량읍 상남리 화창마을 주민들이 산업단지 조성과 관련해 이주대책 없는 건설은 반대한다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김동수기자

시, 마을 외곽도로 따라 추진
주민들, 뒤편은 석유화학공단
중심과 위쪽은 준공업지역등
3면이 공장으로 둘러싸일 판
산단 반대·이주대책 촉구

울산 울주군 청량면 화창마을 외곽도로를 따라 산업단지 조성이 추진 중인 가운데 뒤늦게 소식을 접한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석유화학공단 개발로 수십 년간 불편을 겪고 있는데 산단이 추가로 들어설 경우 3면이 공장으로 둘러싸여 이주가 불가피하다며 인가 불허를 요구하고 나섰다.

25일 울산시에 따르면, A시행사는 청량면 상남리 일원에 ‘상남일반산업단지’ 조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A사는 트레일러 제조업 등 제조업 관련 산단 조성을 계획하고 있다. 총 사업면적은 48만9940㎡ 규모다.

시는 지난해 12월 해당 사업을 국토부의 ‘산업입지 정책 심의회’에 상정해 산단 구역을 확정한 상태로, 관계기관과 협의·보완 절차를 거친 뒤 위원회를 구성해 산단 개발을 심사할 계획이다.

산단 예정지와 도로를 마주한 채 생활하고 있는 화창마을 주민들은 석유화학공단과 인접해 가뜩이나 낙후된 마을 바로 옆에 또다시 제조업 위주의 산단이 조성될 경우 더 이상 마을에서 살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마을 주민 김명기씨는 “마을 뒤편은 국도 31호선을 경계로 석유화학공단이 위치해 있고, 마을 중심부와 위쪽은 준공업 지역”이라며 “아래쪽에 일반 산단까지 들어올 경우 앞쪽의 온산로를 제외한 3면이 공장으로 둘러싸일 판”이라고 설명했다.

또 “시에서 조성키로 한 석유화학공단 방면의 완충녹지는 아직도 조성이 안돼 바람이 불면 악취가 날아온다”라며 “일반 산단을 조성하려면 4~5m 수준의 성토가 불가피한데 이럴 경우 상대적으로 저지대에 위치한 마을은 바람길이 완전히 막혀 악취가 가중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주민들은 산단이 조성될 경우 울주군이 추진 중인 재해위험개선지구 정비사업의 효과도 반감된다고 주장한다. 화창마을은 상습 침수로 지난 2013년 ‘나 등급’의 재해위험지구로 지정돼 현재 유수장과 펌프장 설치 공사가 진행 중이다.

박중술씨는 “현재 실시 중인 정비사업은 예전 지형을 고려해 반영한 규모다. 마을 주변이 대규모 성토될 경우 빗물이 저지대인 마을로 흘러내려 유수장 등이 제구실을 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생활 터전의 상실에 따른 마을 해체도 우려된다. 박씨는 “마을 주민 상당수가 사업 대상지구인 상남들에서 농사를 지으며 생계를 유지하는데 논을 임대한 주민들은 산단이 개발되면 생계를 찾아 이주가 불가피하다”라고 말했다.

한편 대책위를 구성한 주민들은 26일 마을회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산단 조성 반대 및 이주대책 수립을 촉구하기로 했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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