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불청객 갑상선 질환

▲ 임주현 프라우메디병원 외과 전문의가 환자와 상담을 하고 있다.

춘곤증과 증상 유사…간과하다 생명까지 해쳐
갑상선질환 자각 없지만 결절 크면 숨 차올라
초음파 검사등으로 진단…약물등 치료법 선택

따뜻한 봄이 되면서 이유없이 몸이 축축 처지는 춘곤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춘곤증은 낮의 길이가 길어지면서 수면시간이 줄고, 야외활동의 증가와 더불어 기온이 올라가면서 신진대사가 활발해짐으로써 피로를 많이 느끼는 봄철 대표 질환이다.

이에 봄철 피로감을 춘곤증이라 자가진단 후 방치하다 원인질환의 치료 시기를 놓치고 병을 키우는 사례가 적지않다. 춘곤증과 유사한 피로 증상을 보이는 질환으로는 갑상선 질환, 간염, 결핵, 당뇨병, 신부전 등이 있다. 그중 갑상선기능항진증과 저하증은 피로감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질환으로, 자칫 간과하기 쉬운 갑상선 질환의 증상과 치료법 등을 임주현 프라우메디병원 외과 전문의와 알아보았다.

◇쉽게 피로감 느끼고 체중변화 일으켜

갑상선은 목 앞 중앙에 있는 나비 모양의 기관이다. 대사과정을 촉진시켜 에너지를 공급하는 역할을 하며, 특히 신생아나 소아, 청소년기에는 뼈와 뇌의 성장 및 발육을 촉진한다. 갑상선의 호르몬이 우리 몸에 필요한 양보다 적거나 많으면 신진대사에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이를 갑상선기능저하증 또는 갑상선기능항진증이라 부른다.

갑상선 기능항진증은 갑상선호르몬을 정상보다 많이 만들어 몸에 갑상선호르몬이 너무 많은 상태로, 주요 원인이 그레이브스병이다. 대부분 20~40대 사이의 젊은 여성에서 발병한다. 갑상선호르몬이 우리 몸에 과다 분비되면 에너지 대사를 촉진해 에너지를 과다하게 소모시키기 때문에 쉽게 피로해진다. 또 체중감소와 함께 더위를 잘 참지 못하고 땀이 많이나 갈증을 느끼게 된다. 이 외에도 신경 과민과 불안, 불면증이 생기며 손이 떨리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갑상선 기능저하증은 우리 몸에서 필요로 하는 만큼의 갑상선 호르몬을 생성하지 못해 발생하는 질환이다. 갑상선염에 의해 갑상선이 파괴돼 생기는 경우가 가장 흔하며, 방사성 요오드 치료나 갑상선 수술 후에도 흔히 발생한다. 갑상선 기능저하증이 심해지면 쉽게 피로를 느끼고, 무기력해지며 매사에 무관심해지고 의욕을 상실한다. 또한 체온이 낮아져 추위를 몹시 타며, 입맛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체중은 자꾸 증가하게 된다.

◇갑상선 암은 비교적 생존율 높아

흔히 갑상선에 대해 언급할 때 극단적인 질환인 암을 떠올리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갑상선 암의 경우 다른 암에 비해 악성도가 낮아 치료 예후가 좋고, 높은 생존율로 ‘착한 암’으로 불리고 있다. 보통 갑상선 혹, 종양, 덩어리, 종괴 등 다양하게 불리우는 결절은 갑상선 암으로 분류되는 악성 결절이나 암이 아닌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갑상선 결절은 물혹 또는 양성이기 때문에 안심해도 되는 경우가 많고, 주사침으로 물을 뽑아내면 크기가 현저히 줄어들고 때로는 사라지기도 한다.

임주현 외과 전문의는 “갑상선 결절은 대부분 특별한 자각증상이 없지만, 결절 크기가 커져서 주변 조직을 누르게 되면 숨이 차거나 침 삼키기가 곤란해지는 등의 압박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이와 함께 목소리의 변화, 목의 이물감, 음식물 섭취 시 불편감 등이 나타난다면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정기적인 초음파 검사로 예방해야

갑상선 질환과 결절을 검사할 때는 혈액검사와 초음파 검사를 실시한다. 혈액 검사는 갑상선 호르몬 수치를 검사하는 것으로, 체중증가와 피로감 등의 증상 원인을 찾는 검사 중 가장 간단한 방법이다. 반면 갑상선 초음파검사는 갑상선 결절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절차다. 갑상선암은 초음파 검사를 시행해야 확인 할 수 있고, 혈액검사로는 알수가 없기 때문에 정기적인 초음파 검사를 실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과 항진증 같은 질환의 경우 환자의 상태와 겪고 있는 증상에 따라 약물 처방만으로도 증상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갑상선 결절의 경우 크기와 위치에 따라 지속적인 관찰과 검사가 필요하며, 결과에 따라서는 수술적인 방법을 통해 치료를 받아야 한다.

임 전문의는 “치료 후 대부분 예후가 좋은 갑상선 질환의 경우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사람들이 많지만 다른 일반 질환과 같이 방치할 경우 증상이 악화돼 생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결국 갑상선의 건강을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예방이다. 지속적인 정기 검진을 통해 질환을 조기에 발견하고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다”고 말했다. 이우사기자 woos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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