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5일 전후 가동중단
600여명 연말까지 한시작업
2000여명 무급휴직 공방
협력사 2000여명 실업자로

▲ 작업물량이 없어 가동중단을 앞두고 있는 현대중공업 해양사업부 전경. 경상일보 자료사진

현대중공업 해양공장(해양사업부)이 일감부족으로 오는 25일을 전후로 가동중단에 들어가면서 지역에 또한번실업대란의 태풍이 몰아칠 것으로 보인다. 해양공장이 설립된 지 35년만이다. 회사측은 조선물량을 일부 투입해 600여명은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작업을 지속하는 임시처방책을 내놓았으나 나머지 2000여명은 노조의 반발에도 불구, 무급휴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협력업체 근로자 2000여명은 해양공장 가동이 중단될 경우 계약 해지로 실업자 신세로 전락하게 된다.

◇600여명만 연말까지 고용유지…협력업체 2000여명 실직 위기

15일 지역 조선업계 등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이 이달말 마지막 수주 물량 출하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공장 가동중단에 따른 유휴인력 처리문제를 놓고 노사가 팽팽한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회사측은 조선물량을 일부 투입해 600여명은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작업을 지속하는 임시처방책을 내놓았으나 나머지 2000여명에 대해서는 노사가 뚜렷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4월부터 조선사업부 물량 일부를 해양공장으로 돌려 선박 블록을 제작하고 있다. 투입 물량은 기존 조립 1공장과 패널 블록공장 물량 3만t 가량이며 연말까지 가동할 수 있다. 또 해양공장 부지 일부를 육상플랜트 설비제작, 액화천연가스(LNG)선 골조구조물 적치장으로 사용할 방침이다.

이는 해양공장의 마지막 수주 물량인 아랍에미리트 나스르 원유생산설비가 출항하게 되면 공장 가동중단을 피할 수 없게 되고, 이로 인해 2600여명에 이르는 직영 근로자들이 갈 곳이 없게 되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 사측이 내놓은 임시처방책이다.

회사 측은 조선 물량을 맡을 300명과 해외 현장 설치, A/S 등 사후 관리 인력 300명 등 직영 근로자 총 600명 정도가 해양공장 소속으로 계속 일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전체 직영 근로자 2600여명 중 4분의 1 가량은 연말까지는 해양공장을 떠나지 않고 계속 일을 할 수 있게 된 셈이다.

◇‘무급휴직­전환배치’ 입장 팽팽…임단협 교섭도 난항

문제는 나머지 2000여명과 협력업체 비정규직 근로자 2000여명 등 4000여명은 당장 갈 곳이 없다는 데 있다. 특히 협력업체 근로자 2000여명은 해양공장 가동이 중단될 경우 모두 일자리를 잃게 된다. 소속된 업체가 일감을 마무리하면 원청인 현대중공업과의 계약이 끝나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은 현재 유휴인력이 될 것으로 전망되는 생산직 직원 2000여명을 대상으로 노조와 협의를 진행 중에 있다. 그러나 무급휴직을 제시하는 사측과 유급휴직·전환배치 등을 요구하는 노조 간 입장차가 커 쉽사리 해결책이 나오지 않고 있으며, 노사 갈등의 큰 불씨가 되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무급휴직을 추진하는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노조측은 “설계부서 등 일반직 직원 800여명이 타 부서로 전환배치를 했다”며 생산직도 전환배치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반면 사측은 “조선사업부도 ‘일감 부족’으로 바닥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라 해양사업부 직원을 받아서 배치할 여력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휴가전 일찌감치 타결을 이룬 현대자동차와 현대미포조선 등과 달리 현대중공업 노사는 올해 임단협 교섭도 안갯속이다. 이 회사 노사는 여름휴가 전인 지난달 24일 이후로 교섭 일정도 잡지 못하는 등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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