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시장 판매부진 지속

내수시장 최대판매처 부상

올연말 7년만에 1위 가능성

경쟁력 높일 자구책 시급

미래車등 신산업 지원 필요

▲ 현대·기아차의 해외시장 입지가 눈에 띄게 약화되고 있는 가운데 올 연말이면 한국이 7년만에 최대 시장이 될 전망이다. 사진은 울산 현대차 선적부두. 경상일보 자료사진

현대·기아차의 글로벌시장 입지가 눈에 띄게 약화되고 있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과 중국시장의 판매부진이 지속되면서 올해 연말이면 국내 내수시장이 현대·기아차의 최대 판매시장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현대차가 미국 등 글로벌 시장을 내주고 안방시장을 최대시장으로 하는 것은 2011년 이후 7년만이다.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일 방안마련과 함께 울산시 등 행정기관도 미래형 자동차 개발 인프라 확충 등에 더욱 지원체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9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의 올해 1~7월 국내 판매량은 72만9448대로 지난해 동기대비 3.6% 신장했다. 이는 현대·기아차의 4대 글로벌 시장 중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규모다.

같은기간 세계 최대시장인 미국에서는 73만3474대를 팔았지만 1년 전보다 2.5%나 감소했다. 미국시장의 판매부진 및 재고증가 등으로 올해 2월부터 대미 자동차 수출이 5개월 연속 두 자릿수 감소율을 나타냈다. 국내 시장에선 성장하고 있지만, 미국에선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최근 수년간 현대·기아차의 최대 판매시장은 중국과 미국이었다. 2012년부터 중국과 미국의 현지공장을 중심으로 판매량이 늘면서 2016년까지 5년간 중국은 1위, 미국은 2위, 국내시장은 3위에 머물렀다. 지난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사태로 중국시장에서 고전하면서 미국이 처음으로 최다판매 시장에 올랐고, 중국시장 입지가 약화되면서 국내 내수판매가 중국을 제치고 2위를 차지했다.

지난달 판매 대수 기준 한국과 미국시장 차이가 4026대에 불과한 데다 미국시장 판매부진이 이어지며 올해 연말이면 현대·기아차의 최대 판매시장이 7년만에 국내 내수시장이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미국과 중국에서 현대·기아차의 판매량과 시장점유율도 좀처럼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현대차의 상반기 글로벌 판매량은 작년보다 4.5% 늘어난 224만1530대였다. 중국에선 사드보복으로 인한 판매량 격감의 기저효과로 작년 상반기 대비 26.2% 증가한 38만대를 판매했다. 이는 2015년 상반기(81만3433대), 2016년 상반기(80만8359대) 중국 시장 판매량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상반기 미국 시장 부진도 계속돼 3.3%가 감소한 33만5000대에 그쳤다.

지난해 미국시장 점유율은 7.4%대로, 2009년 이후 8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현대·기아차의 미국시장 점유율은 2011년 8.9%를 기록한 아래 줄곧 내리막길로 치달아 2013년 8.0%, 2015년 7.9%, 2016년 8.1%로 반등에 성공하는 듯 하다가 지난해 다시 하락했다.

현대차 영업이익은 2012년 8조4369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후 매년 감소해 2017년 4조5747억원으로 떨어졌다. 올 상반기 누계는 1조6321억원에 그쳤다. 영업이익률은 2012년 10.0%에서 2016년 5.5%, 2017년 4.7%, 2018년 1~6월 3.5%까지 추락했다.

현대·기아차의 영업이익률(3.5%)은 2017년 세계 10대 자동차그룹글로벌 메이커 가운데 포드(3.1%) 다음인 9위를 기록했다. 스즈키(10.0%), 도요타(8.2%)는 물론 GM(6.9%), 르노(6.5%), 푸조시트로엥(6.1%), 폭스바겐(6.0%), 피아트크라이슬러(5.7%), 혼다(5.4%), 닛산(4.8%) 등에 뒤쳐졌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현대·기아차는 한국의 ‘1위 시장’ 등극과 함께 올해 국내판매가 기존 최고기록인 1996년의 128만438대를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글로벌 판매목표가 각각 467만5000대, 287만5000대로 총 755만대다.

지역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지역의 주력산업인 자동차가 내수판매 호조에 따른 국내시장 점유율 향상은 물론이고 글로벌 자동차 기업으로의 입지를 더욱 다질 수 있도록 기업의 경쟁력 자구안 방안 마련과 함께 지역 상공계와 행정기관의 적극적인 관련산업 활성화 방안 마련을 강구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형중기자 leehj@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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