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쪽으로 경로 틀어 이동

최대풍속 초속 35m 달해

울·부·경 강풍피해 우려

20호 태풍 ‘시마론’도 북상

▲ 남부지방이 제19호 태풍 ‘솔릭’의 영향권에 든 23일 오후 울산 북구 당사해변에서 피서객들이 갑작스런 파도에 황급히 피신하고 있다. 김경우기자
제주도를 휩쓴 제19호 태풍 ‘솔릭’이 예상보다 느리게, 남쪽으로 경로를 틀어 접근중이다. 반면 제20호 태풍 시마론이 빠른 속도로 일본 열도를 통과해 동해상으로 올라오고 있어 울산은 두 개의 태풍 사이에 갇혔다.

23일 기상청에 따르면 솔릭의 예상 진로가 계속해서 남쪽으로 이동, 전라도와 충청도를 관통할 것으로 예보됐다. 강한 중형급 태풍인 솔릭의 강풍반경은 310㎞, 중심기압은 970hPa(헥토파스칼)이다. 솔릭의 영향권 내 최대풍속은 초속 35m(시속 126㎞)에 달한다. 달리는 트럭이 전복될 수 있는 수준이다. 기상청은 폭우보다 강풍 피해가 더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솔릭은 오후 5시 기준 제주 서귀포 서북서쪽 100㎞ 부근 해상에서 시속 8㎞의 느린 속도로 북북서 방향으로 이동중이다. 솔릭은 밤부터 시속 21㎞ 정도로 속도를 높여 서해안을 통과한 뒤 24일 오전 전라도 영광에 상륙, 세종과 충주, 강릉 등을 거치는 경로로 예보됐다.

울산과 가장 가까워지는 시점은 24일 오전 7시다. 최근접거리는 200㎞로 솔릭의 강풍반경(310㎞) 내에 진입한다.

솔릭은 지난 22일만해도 충남 보령, 수도권을 지나 강원 속초를 통과할 것으로 예보됐지만, 예상 진로가 점점 남쪽으로 향하고 있어 위험반원과 가까워지는 울·부·경 지역도 전혀 안심할 수 없는 처지다.

이동속도가 느려지고, 경로가 계속 바뀌는 이유는 태풍 ‘시마론’의 존재 때문으로 분석된다. 기상청은 시마론이 일본 쪽으로 북상하면서 우리나라 동쪽의 북태평양 고기압을 흔들었고, 이동속도가 느려지면서 편서풍의 영향을 받아 보다 일찍 동쪽으로 방향이 바뀐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처럼 솔릭의 이동속도가 느려지면서 당초 22일 밤 태풍 예비특보가 내려졌던 울산과 울산앞바다에는 이날 오후 9시부터 태풍주의보가 발효됐다.

교육당국도 솔릭 북상에 따라 일부 학교는 조기 귀가 조치를 취했다. 시교육청은 관내 고등학교 40곳 가운데 15곳은 학생들이 급식과 자율학습 없이 조기 귀가하도록 하고 1곳은 급식 후 귀가토록 조치했다.

정세홍기자 aqwe0812@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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