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명만 인정돼 안타까워”, “불인정 처분 명확한 기준 알고 싶다”

14일 제주에서 예멘인 가운데 처음으로 난민 지위를 인정받은 두 사람은 “이제는 안심이 된다”며 한국 정부에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제주시 모처에서 기자들과 만나 난민 지위를 인정받은 소감을 밝혔다. 서로를 끌어안으며 기쁨을 함께 나누는 이들의 모습에서 행복함이 느껴졌다.

H씨는 “6개월 동안 난민 인정심사 결과를 기다렸다. 예멘에서 전쟁으로 인한 폭격 때문에 어렵게 살았는데, 이렇게 난민 인정을 받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고국에 있는 가족들 역시 전쟁으로 힘들게 살고 있어서 한국으로 초청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우선 한국어 공부를 할 예정이며, 무엇을 할 것인지 차차 결정하겠다고 전했다.

이번에 자신을 포함해 단 2명만 난민 지위를 인정받고, 나머지 예멘인 난민신청자는 인도적 체류허가나 단순 불인정 등의 결정을 받은 것에 대해서는 안타까워했다. H씨는 “현재 전쟁으로 예멘 친구들이 너무 힘든 상황이다. 그래서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E씨 역시 난민인정을 받은 것에 대해 “처음 제주에 왔을 때와 비슷한 느낌이다”며 “이제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그동안 어떤 기사를 썼는지, 무엇 때문에 박해를 받았는지 묻는 말에는 “개인적인 것은 말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옷깃에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는 노란 리본 배지를 단 이유를 묻자 “세월호 참사에 대해 알고 있어서 달았다”며 이미 한국사회에 많이 녹아든 듯 보였다.

E씨는 이에앞서 제주시 최초의 중동·할랄 음식점인 제주시 삼도동의 레스토랑 ‘와르다’에서 연합뉴스와 만나 인터뷰하는 자리에서도 안도감과 기쁨을 전했다.

그는 레스토랑에서 예멘에 있는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난민인정 소식을 전했다. 전화 내용을 묻자 어머니가 너무나 기뻐했다고 말했다.

22명이 난민 불인정 처분을 받은 것에 대해서는 “그들 역시 이의신청 등 기간에 한국에서 안전하게 보낼 수 있어 그나마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22명이 왜 난민 불인정 처분을 받게 됐는지는 명확한 기준을 알고 싶다고 덧붙였다.

E씨는 이번 크리스마스에 한 단체의 초청을 받아 서울로 가 예멘 난민의 상황에 관해 연설을 할 예정이다. 그 뒤엔 말레이시아에 머무는 할머니도 만날 계획이다. 난민 지위를 인정받은 그는 가족들도 한국에 데려올 수 있게 됐다.

언론인 출신인 E씨와 H씨는 후티 반군 등에 비판적인 기사를 써 납치·살해협박을 당했으며, 향후에도 박해를 받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돼 제주출입국·외국인청으로부터 난민 인정을 받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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