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지역 기부 온도 ‘냉랭’…연탄은행 후원 30% 줄어

▲ 14일 강원 춘천 연탄은행 내 연탄창고에서 관계자가 작업하고 있다. 소외 이웃에 난방용 연탄을 지원하는 전국 연탄은행들은 최근 연탄값 인상으로 큰 어려움에 빠져 있다. 연합뉴스

“연탄값은 800원을 넘어가는데 시민들의 온정은 줄어들어 어려운 이웃들의 올 겨울나기는 더 추울 것 같습니다.”

새해를 보름여 앞두고 다들 희망을 이야기하지만, 어려운 이웃을 향한 온정은 오히려 식어 강원지역 소외계층이 힘든 겨울을 보낼 전망이다.

한낮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진 14일 오후 정해창 춘천연탄은행 대표는 절반 넘게 비어있는 연탄창고를 바라보며 시름이 깊어졌다.

올겨울 저소득층에게 연탄 40만장 기부를 목표했지만 이를 채우기 힘들어진 까닭이다.

창고에는 연탄 2천여장이 쌓여 있었다.

추운 날씨가 이어지면 하루에도 1만장 이상 나갈 때가 있기에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전날 오후까지만 해도 연탄창고는 텅 비어있었다.

정 대표는 가장 큰 어려움으로 연탄값 인상을 꼽았다.

“지난 11월부터 석탄 가격이 오르면서 연탄값도 19.6%가 인상돼 지금은 장당 800원이 넘는다”며 “올해 목표가 40만장을 나누는 것인데 4천만원이 더 드는 꼴”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 12월이 지나지 않아 총결산은 하지 못했지만, 체감하기로는 지난해보다 30%가량 기부의 손길이 줄어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날 소양로, 근화동 등 춘천지역 7곳을 돌며 연탄을 배달하면 금방 연탄창고가 텅텅 비게 될 형편이됐다.

강원지역에는 속초, 원주, 강릉, 양양, 주천, 영월, 춘천, 양구 등 총 8곳에 연탄은행이 있다.

이 중 영월, 주천, 속초는 적은 인구에 비해 난방 취약계층이 많아 도움의 손길이 더욱 필요한 실정이다.

강원도는 다른 지역에 비해 전체 후원금에서 대기업 후원이 차지하는 비율이 낮은 편이다.

따라서 시민들의 십시일반 기부가 더욱 소중하다.

정 대표는 “시민들의 도움은 11월 말부터 1월 중순까지 집중된다”며 “1년에 6개월 이상 연탄을 사용하는 이웃들의 어려움을 다들 돌아봤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소외 이웃을 위한 모금 활동인 사랑의 온도탑도 식어가고 있다.

강원도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14일까지 모금액은 14억5천451만원으로 목표액 97억5천600만원 중 약 15%를 달성했다.

이는 지난겨울 같은 기간 모금액보다 14%가량 떨어진 수치다.

모금 목표액의 1%가 모일 때마다 사랑의 온도탑 온도가 1도씩 올라간다.

춘천시 중앙로에 우뚝 선 ‘사랑의 온도탑’은 이날 오후까지 15도를 가리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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