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전 미국 국가 연주 때 무릎을 꿇은 유일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선수인 브루스 맥스웰(28)이 새 팀을 구하지 못하자 에이전트를 해고했다.

15일(한국시간) 미국 일간지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에 따르면,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서 방출당한 맥스웰은 메이저리그 각 구단 최고위층과 에이전트가 만나는 윈터리그 기간 새 둥지를 찾지 못하자 대리인을 해임했다.

2016년 오클랜드에서 데뷔해 3년을 뛴 포수 맥스웰은 통산 타율 0.240, 홈런 5개, 타점 42개를 올렸다.

그저 그런 선수인 맥스웰은 2017년 국가 연주 때 반듯하게 선 동료와 달리 무릎을 꿇어 갑자기 유명해졌다.

미국프로풋볼(NFL)에서 2016년 국민의례를 거부한 콜린 캐퍼닉을 따라 맥스웰도 흑인 차별과 불평등에 항의하는 뜻에서 국가 연주 때 무릎을 꿇었다.

NFL에선 캐퍼닉에 동조한 선수들이 제법 많았으나 메이저리그에선 맥스웰이 유일했다. 

캐퍼닉과 맥스웰 모두 흑인이다. 

이들은 경찰 총격에 흑인이 목숨을 잃는 사건이 자주 발생하자 인종차별에 행동으로 맞섰다.

용기 있는 행동이었지만, 이들이 감내해야 할 후폭풍은 상상을 초월했다. 

애국심 논란으로 사태가 커진 뒤 구단들은 캐퍼닉에게 등을 돌렸다. 그는 2017년 이래 몸담을 팀을 찾지 못했다.

맥스웰도 비슷한 처지에 몰렸다.

한 메이저리그 구단 관계자는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과의 인터뷰에서 “국민의례 거부 사태로 맥스웰이 직장을 못 찾고 있다”며 “구단주들은 그런 문제가 이슈화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했다.

사실상 구단들이 맥스웰을 ‘블랙리스트’에 올렸다는 설명이다. 맥스웰은 올 시즌엔 국가 연주 때 무릎을 꿇지 않았다.

구단들이 맥스웰을 기피하는 다른 이유도 보인다. 

맥스웰은 2017년 10월엔 패스트푸드 배달원에게 총을 겨누고 난동을 부리다가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그래서 순수하게 국민의례만 거부한 캐퍼닉과 무릎 꿇고 사고마저 친 맥스웰의 사례는 전혀 다르다는 주장도 나온다. 

여기에 자기 관리도 태만하다는 이미지도 겹쳐 맥스웰은 설상가상의 상황에 놓였다. 

그는 올해 스프링캠프에 살찐 모습으로 나타났고, 실망한 오클랜드 구단은 자유계약선수(FA)인 조너선 루크로이를 새 안방마님으로 영입했다. 루크로이에게 밀린 맥스웰은 6월 이후 빅리그에서 모습을 감췄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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