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말에 ‘남의 눈에 눈물 내면 제 눈에는 피눈물이 난다’라는 말이 있다. 남을 눈물 나게 하고 본인은 정작 아무렇지 않게 산다면 이는 무언가 잘못된 것이다. 최근 래퍼 마이크로닷 부모의 과거 사기 행각이 드러난 가운데 빚투운동이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다. 그렇다면 빚투운동은 무엇인가? 빚투는 과거 성폭력 피해 내용을 폭로하는 미투 운동에 빗대어 만들어진 신조어로, 연예인 가족에게 당한 금전적인 피해를 폭로하는 운동이다. 빚투운동에는 래퍼 마이크로닷을 시작으로 도끼와 이영자 그리고 배우 한고은, 조여정까지 여러 연예인들이 언급되고 있다. 빚투 대상자라는 이유만으로 욕먹고 있는 그들은 무조건적으로 질타 받고 부모의 부채를 대신 갚아줘야 할까?

부모와의 관계가 끊어진 이들에게는 도의적인 책임을 물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법적으로도 자식이 부모의 빚을 갚을 의무는 없다. 이는 현대에서 연좌제가 엄격히 제한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들 중 몇몇은 부모의 채무관계도 문제지만 이에 대응하는 태도에도 질타 받을만한 문제점이 있다.

자수성가의 아이콘 도끼는 이제 뻔뻔함의 대명사가 되었다. 본인의 어머니에게 손해를 입은 피해자한테 1,000만 원은 본인의 한 달 밥값뿐이라며 조롱한 것이다. SNS에 달리는 비난 댓글들 하나하나에 반박까지 했고, 이는 떳떳해 보이기까지 했다.

하지만 점점 더 거세지는 사람들의 외면과 비난은 대중의 관심과 사랑으로 지위를 획득하는 가수에게는 큰 문제였고, 결국 도끼도 꼬리를 내렸다. 피해자와 오해를 풀고 아들로서 도의적인 책임의식을 가지고 합의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도끼는 다시 한 번 비판 대상에 올랐다. 도끼 본인의 언행에 대해 자책하는 노래일 것이라는 생각을 뒤엎고, 신곡 ‘말조심’에는 도리어 자신을 비판했던 사람들을 디스하는 가사가 있던 것이다. 그는 정말 뻔뻔하다. 그들의 부모의 잘못된 선택과 행동으로 평생 고통받았을 이들에게 ‘돈 자랑’을 하고 조롱한다는 게 상식적인 행동일까.

피해자의 자식들은 ‘가난’을 물려받았고, 가해자의 자식들은 대중들 앞에서 보란 듯이 성공하고 있다. 미투에 이어 빚투까지, 남의 눈에 눈물 나게 하고 정작 본인은 당당하게 활동하고 있는 연예인들이 판치는 세상이다.

우리나라처럼 정이 넘쳐나는 사회에서, 주변인들을 이용하여 본인의 이득을 취하고, 연예인 자식 이름으로 사기를 치는 그들을 사회악이라고 칭해야 하지 않을까? 법적인 책임은 없어도 부모의 행동에 대해 도의적인 책임의식을 갖고, 그들의 부모 또한 부끄러움을 느끼고 반성해야 할 것이다.

이민경 중앙대학교 간호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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