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소비경기 침체 市長이 감수할 몫
현실 인식하고 시민과 지속 소통하면
현안사업 해결과 함께 지지율 반등도

▲ 추성태 편집국장

여론조사기관이 매달 내놓는 전국 17개 광역단체장 직무수행 지지도 월례조사에서 송철호 울산시장이 늘 하위에 머무는 것을 두고 세간의 의아심이 많다. 일시적이 아닌 취임후 줄곧 하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건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 어렵게 당선돼 열정적으로 시정을 이끌고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인데 왜 지지율이 회복되지 않을까. 여론조사는 늘 맞지는 않지만 각종 선거조사 결과에서 보듯 그래도 사람들의 속마음을 가장 잘 들여다 볼수 있는 개량화된 기법이다. 맹신할 필요도 없지만 부정할 필요도 없다. 다만 냉철한 분석은 필요하다. 고착화돼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송 시장은 지방선거에서 52.88% 득표율로 당선됐다. 시장직 수행 6개월이 지난 현재의 직무수행 지지도는 그때보다 17%p 낮은 35.3%다. 산술적으론 당선 당시 지지자의 3분의1이 이탈한것. 물론 전체유권자의 극히 일부의 응답(울산 500명)이지만 그동안 지지자들의 성향이 많이 달라진 것이다. 시장후보시절엔 유권자들의 지지이유가 ‘앞으로 내삶의 영향에 대한 기대감’의 표현이라면, 현직 시장에 대한 지지는 ‘지금 내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있는가’에 대한 의견표출이다. ‘지금 내삶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바로 경제다. 경제=삶이기 때문이다. 지지자들의 변심에는 인사정책 등 여러 귀책요인이 있겠지만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실물경기 악화가 첫손에 꼽힌다.

지역경제는 지금 역대급 바닥수준이다. 주력제조업 경기침체로 36개월째 인구감소, 전국 최고 실업률 등 각종 경제지표가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추락하고 있다. 이보다 더 울산시민의 삶을 짓누르는 것은 부동산 소비 소득 등 시민들이 하루하루 체감하는 실물경기다. 특히 부동산경기는 지난해 전국에서 울산집값이 가장 큰폭으로 하락한데다 매매도, 가격도, 거래도 극도의 침체터널에 갇혀있다. 이런 경제상황에선 누구든 지갑이 마를수 밖에없다. 소비가 일어나야 생산 투자 고용 지역경제가 선순환되는데 지금은 악순환의 연속이다. 실물소비경기가 이처럼 얼어붙으면 천하의 재상도 어찌할수 없다. 시대적 불운일수 있지만 선출직 시장이 감수해야 할몫이다.

삶이 고달프면 대중은 불만의 대상을 찾는다. 시장직무수행 지지도 여론조사 전화가 왔을때 불만의 화살이 시정책임자에게 향할수 있다. 유권자로서 표를 준데 대한 보상심리같은 것이다. 사실 경기부양은 지자체장의 능력밖일수 있다. 공단이 밀집한 울산같은 거대 산업도시는 기업경기가 살아야 연관업종이 공생하고 주변상권과 근로자, 자영업이 더불어 잘살아갈수 있는데 기업들의 경영이나 실적은 市場에서 해결해야지 市長이 해결할수는 없는 일이다.

절박하면 길이 보인다. 현실을 간파하고 절실하게 다가간다면 언젠가 화살은 피해갈수 있다. 송 시장은 본보와의 신년대담에서 ‘지지율 복안’을 묻는 질문에 “겸허한 마음으로 시민들의 마음을 읽고 더 다가가겠다. 울산경제가 시민들이 생각하는것 보다 훨씬 더 어렵다는 반증이다. 반성과 함께 급반등의 욕심은 버리겠다. 더낮은 자세로 시민들과 진정으로 소통하면 언젠가 좋은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답했다. 진정성이 읽혀지는 이 정도의 현실인식이면 지지율은 반전될수 있다.

새해들어 오랫동안 풀리지않던 울산의 대형현안사업에 서광이 비치고있다. 시민들의 최대숙원이자 대역사(役事)인 울산외곽순환도로 건설(총연장 25.3㎞, 8964억원)이 곧 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 면제사업으로 확정발표될 가능성이 높고 ‘동남권 원자력해체연구소’와 우리나라 새로운 축구산실인 ‘축구종합센터(제2NFC)’의 울산유치까지 성사되면 민선7기에 대박이 터진다. 시장의 지지도는 개인의 일이기도 하지만 그 도시, 지역민의 프라이드와도 관계있다. 대선공약을 비롯한 지역발전의 핵심사업들이 속속 해결책을 찾아 지지율 반등으로 이어지면 시민모두에게 좋은 일이다. 추성태 편집국장 choo@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