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매각 찬반투표 결과

양측 쟁의 찬성률 차이 커

공동투쟁에 영향 미칠지 주목

대우조선해양 매각·인수 추진을 두고 대우조선과 현대중공업 노조가 모두 반대 의견을 피력하며 파업을 가결했으나 찬성률에서는 양사 노조간 온도 차를 보여 향후 공동 투쟁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21일 노동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노조가 지난 20일 대우조선해양 인수 저지를 위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가결시킴에 따라 앞서 파업을 선택한 대우조선 노조와 함께 양사 노조 모두 파업을 가결했다. 하지만 찬반투표 결과에 있어서는 양사 노조간 차이를 보이고 있다.

우선 대우조선 노조는 지난 18~19일 이틀간 쟁의행위 돌입 여부를 묻는 투표를 진행한 결과 조합원 5611명 중 5242명이 참여한 투표에서 4831명(92.16%)이 쟁의행위에 찬성했다. 반대는 327표(6%)에 불과했으며 이에 노조는 파업돌입 시기를 노조 지도부에 일임했다.

현대중공업 노조도 지난 20일 열린 파업 찬반투표에서 파업을 가결했으나, 전체 조합원(분할사 포함 1만438명) 중 절반을 겨우 넘긴 51.58%만 파업을 찬성해 가까스로 가결했다.

양측 모두 인수합병에 따른 구조조정 때문에 실직자로 내몰릴 수 있다는 위기의식은 공유하고 있으나 대우조선과 다르게 현대중공업 노조는 내부 구성원들 사이에서 파업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셈이다.

대우조선 매각 추진이 본격화하면서 대우조선 노조는 90%가 넘는 압도적 찬성률로 파업을 가결하고 중식집회를 여는 등 투쟁 열기를 높이고 있다.

또 대우조선지회 가입이 금지된 사무직군도 금속노조 경남본부에 노조원으로 직가입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등 전체 구성원이 강한 투쟁 의지를 보이고 있다.

반면 현대중공업 노조는 아직 중식집회와 같은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이 같은 파업 찬반투표 결과가 온도차를 보이는 것은 인수되는 기업(대우조선)과 인수하는 기업(현대중공업) 간의 입장차가 있는데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임단협 교섭이 구조조정 투쟁과 맞물려 장기화되면서 파업에 대한 조합원들의 피로도가 높아지는 등 부정적 여론이 일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구조조정을 크게 걱정하지 않는 일부 부서의 반대표가 높은 찬성률로 이어지지 않았으나 파업 의지는 견고하다는 입장이다.

현대중공업 노조 관계자는 “대우조선과 중복 업무 노동자들은 합병을 앞두고 위기감이 크지만, 합병과 상관없는 부서는 상대적으로 인수에 관심도가 떨어질 수 있다”며 “전체 조합원 의지는 파업 가결로 드러난 만큼 인수 반대 투쟁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대우조선 노조도 비록 양 노조가 파업에 대한 온도 차를 보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큰 틀에서 구조조정 우려라는 공감대를 형성한 만큼 보조를 맞추는 데 무리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 노조는 현재 향후 투쟁 방향과 총파업 시기, 협력 방식 등을 조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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