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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촌공사, 울산시와 7개 주요도로 점용권 놓고 560억대 법정다툼

기사승인 2019.02.21  21:2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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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남·울주로 확전 움직임…‘과도한 소송’ 지적

   

공사 “소유지에 도로 무단으로 조성” 부당이득금 청구
市 1심 패소…2심 승소 가능성 낮아 보상액 낮추려 노력
공사, 중구·남구·울주군 상대 300억대 유사소송 추진
재정 열악 기초지자체 타격 불가피, 비판 목소리 높아


울산시와 한국농어촌공사가 북부순환로, 삼산로 등 7개 주요도로의 점용권을 놓고 벌이고 있는 ‘부당이득금 청구소송’이 중구, 남구, 울주군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재판결과에 따라 울산시는 최대 560억원, 나머지 지자체 또한 300억원 정도를 주고 부지를 사들여야 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울산시는 승소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보고, 보상금액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하고 있어 중구, 남구, 울주군의 재정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그러나 이번 소송과 관련 농어촌공사가 지역의 공공기관이자 재정이 열악한 지방치단체를 대상으로 과도한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는 지적도 높다. 농림축산식품부 산하기관인 농어촌공사는 농지관리기금으로 운영된다. 농어촌공사는 소송 직전에 지자체가 무상으로 부지를 사용할 수 없게 하는 법까지 개정한 것으로 파악된다.



◇‘부당이득금 청구소송’ 1심 판결

21일 울산시에 따르면 한국농어촌공사와의 법적 공방은 농어촌공사의 내부감사에서 시작됐다. 농어촌공사는 감사에서 울산시가 공사 소유의 땅에 무단으로 도로를 조성하게 된 사실을 적발했다.

이에 농어촌공사는 지난 2014년 “태화강이나 약사천 등 하천 주변에 소유한 구거·제방·도로 등 농지개량시설에 도로를 개설해 손해를 봤다”며 5년간 점사용료 56억8000만원과 매달 5800만원의 지급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문제가 된 부지는 태화강 둔치쪽으로 설치된 강남로, 강북로, 산업로, 월평로, 삼산로, 염포로 등 103필지 9만4069㎡ 규모다.

시는 재판에서 “도로로 개설하기 전부터 장기간 도로로 사용됐거나 농어촌공사가 그동안 도로 사용을 용인했으므로 농어촌공사에 배타적 사용·수익권이 없고, 일부는 하천구역이어서 부당이득 반환을 청구할 수 없다”는 논리로 맞섰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농어촌공사의 주장을 상당부분 인정했다. 재판부는 지난해 9월 “어느 사유지가 공중이 사용하는 도로로 사용되더라도 소유자가 그런 권리를 부여했거나 배타적 사용·수익권을 포기한 것으로 해석하려면 소유 경위, 기간, 다른 토지와의 관계, 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면서 “시가 도로로 점유한 경위를 알 수 있는 자료가 없고, 농어촌공사가 도로 사용을 용인할 이유가 없었던 점을 고려하면 배타적 권리를 포기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결했다.

다만 재판부는 “삼산로, 북부순환로, 염포로 등에 편입된 일부 토지는 시가 시효취득했다고 볼 수 있다”며 농어촌공사에 31억2000만원을 지급하고, 해당 토지에 대한 농어촌공사의 소유권 상실이나 시의 점유 종료까지 매달 31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부지매입 563억 지자체 재정압박

울산시와 농어촌공사 양쪽 모두 즉각 항소했다. 민선 7기 송철호 시장은 지난해 9월 최규성 농어촌공사 사장을 직접 만나 협상에 나섰다. 송 시장은 “31억2000만원은 다소 과도한 측면이 있고, 도로가 공공재라는 측면에서 앞으로 무상임대를 해 주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지만 실패했다. 농어촌공사의 재정과 직결된 문제로 정치적으로 협의하는데는 한계가 있었다는 분석이다.

항소를 제기하기는 했지만, 울산시는 재판의 판세를 바꿀 반박자료가 미흡해 승소 가능성이 매우 낮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울산시는 보상금액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농어촌공사가 평가한 부지 보상규모는 563억원이다. 국비지원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시비로 모두 충당해야 한다. 울산시는 매입가를 낮추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실행하고 있다. 해당 부지는 하천부지임에도 대부분 상업시설과 주거 및 준주거 시설로 지정돼 있다. 부지의 용도를 자연녹지로 바꾸면 토지매입가를 절반 정도 줄일 수 있다. 울산시는 현재 용도지역 변경(도시계획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농어촌공사의 이의제기가 예상된다.

더 큰 문제는 법적다툼이 기초지자체로 확대되는 것이다. 중구청, 남구청, 울주군 또한 농어촌공사 소유의 하천부지에 도로를 조성했기 때문이다. 울산시는 농어촌공사가 이번 소송에서 승소하면, 곧바로 나머지 지자체를 상대로 부당이득금 청구과 함께 부지매입을 요구할 것으로 시는 보고 있다.

시는 중구청, 남구청, 울주군이 매입해야할 부지금액은 총 300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재정이 열악한 기초지자체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최창환기자 cchoi@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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