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맹소영 날씨칼럼니스트·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

6월들어 상층의 찬공기가 주기적으로 남하하면서 낮 기온이 30℃도를 넘지 못하는, 비교적 초여름다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점점 여름색이 짙어지면서 올 여름 역시 폭염을 피해가지 못할 것이란 걱정이 앞선다. 기상청 산하 국립기상과학원이 발간한 ‘한반도 기후변화 100년’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0년간 한반도의 여름이 과거에 비해 19일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973년부터 1993년까지 여름철 폭염일수(일 최고기온 33℃ 이상)는 평균 7일, 열대야(밤 최저기온 25도 이상)는 평균 8.6일이었지만, 1994년부터 2018년까지는 각각 15일과 13.6일로 껑충 뛰었다. 지구온난화로 지구의 온도가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한반도의 지구온난화 속도가 평균의 배에 달한다는 것은 이미 많은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은 민관합동으로 구성된 전기요금 누진제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개편안 3가지 중 여름철(7, 8월) 누진구간을 확대하는 1안을 최종 권고안으로 확정했다. 이를 두고 의견이 시끌벅적하다. 전력수요 증가와 날씨는 밀접한 영향이 있다. 해를 거듭할수록 폭염의 기세는 기록에 기록의 값을 갈아치우고 있는 가운데, 이제는 냉방기 없기는 여름을 날 수 없을 정도로 에어컨이 생활 필수품이 되어 버렸다. 통상적으로 여름철 온도가 1℃ 올라가면 전력수요는 평균 80만㎾가 증가한다.

지난해 기록적인 폭염을 겪은 터라 올 여름은 시작부터 두렵다. 얼마나 더울지 못지않게 얼마나 쓸지부터 고민이다. 40℃에 육박하는 폭염으로 변해버린 한반도의 여름을 나기 위해서는 효율적 에너지 사용의 지혜가 필요하다. 지식경제부는 에너지 절감을 위해 여름철 실내온도를 26℃로 제한하고 있다. 건강을 해치지 않는 냉난방 온도 범위를 ‘건강온도’라고 하는데, 우리나라의 여름철 적정 쾌적온도는 24~26℃ 사이, 건강온도는 24~28℃이다. 이 두가지를 조합해 여름철 적정 실내기온 26℃가 탄생한 것이다. 넥타이를 풀면 체감온도가 2℃ 가량 내려가는 효과를 볼 수 있고, 커튼을 치면 실내로 들어오는 열의 20~30%인 직사광선을 가려주기 때문에 냉방효율을 15%나 끌어 올릴 수 있다. 26℃의 기온에서도 충분히 시원하고 쾌적할 수 있다. 맹소영 날씨칼럼니스트·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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