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에 신규채용 없어 조합원 감소

하청노동자 노조 가입 독려 공동집회도

현대중공업 노조가 하청 노동자 노조 가입을 독려하고 공동 집회를 개최하는 등 원·하청 공동 투쟁 전선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수 년 새 구조조정 여파 등으로 조합원 수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하청노동자를 끌어들여 파업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20일 현대중공업 노조에 따르면 노조는 이날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오후 1시부터 4시간 부분파업을 벌였다. 또 오후 6시에는 현대중공업 정문 앞에서 원·하청 공동집회도 열었다.

최근 노조는 파업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하청 노동자 조직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조선업의 불황으로 구조조정 등을 겪으며 원청 노조 조합원의 수가 과거보다 감소한 상황이다. 이에 노조는 하청 노동자를 포섭함으로써 파업 동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원청 조합원은 2013년 1만7000명을 훌쩍 넘겼으나 현재 1만2000명까지 줄었다.

신규 채용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조직력 확대는 사실상 하청 노동자 노조 가입으로만 가능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노조는 지난해 7월 내부 일부 반발에도 시행규칙을 제정해 ‘1사 1조직’, 즉 하청 노동자도 원청 노조에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하청 근로자 1만1000여명 중 노조 가입자는 100명가량(지난 4월 기준)으로 가입률은 아직 미미하다. 이런 상황에서 노조가 하청 노동자 임금 인상 투쟁 주도, 원하청 공동 교섭 등 강한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하청 노동자가 조합원으로 대거 들어오면 파업 시 파급력 확대, 조합비 증가 등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노조는 사측에 하청 노동자 집단 교섭을 요구하고 하청 교섭이 완료되지 않으면 원청 교섭 역시 마무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회사는 그동안 하청 노동자는 직접 고용한 인력이 아니어서 교섭 대상이 아니라고 밝혀왔다.

한편 현대중공업의 올해 임협 교섭은 지난달 2일 상견례 이후 주총을 둘러싼 갈등, 교섭위원 교체 문제 등으로 40일 넘게 진행되지 않고 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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