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수원 앞 산책로 400m 개설

대왕암공원~슬도 구간 완결

宋시장·盧교육감, 개방 기념

오전 6시 주민들과 함께 산책

“부지활용 시민 논의로 결정”

▲ 송철호 울산시장이 16일 이른 아침 동구 대왕암공원 둘레길 개방을 기념해 노옥희 교육감, 정천석 동구청장, 정용욱 동구의회 의장, 대왕암공원 및 화정산 지킴이 회장단 등 시민들과 함께 대왕암공원 둘레길을 산책하고 있다. 울산시 제공
“동구에 오래 살았지만 여기가 이렇게 멋진 풍광을 담고 있는 줄 몰랐습니다. 좀 더 일찍 개방했어야 됐단 생각이 드네요.”

동구에서 40년을 넘게 산 노옥희 교육감의 말에 주변에 둘러서 있던 동구 주민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출입금지 구역이었던 울산 동구 대왕암공원 내 교육연수원 둘레길이 46년 만인 16일 시민들에게 개방됐다. 울산교육연수원 이전이 결정되면서 둘레길 개방은 이미 예고된 수순이었으나, 동구는 교육청과 협의 끝에 교육연수원 이전에 앞서 둘레길을 먼저 시민들에게 개방하기로 했다.

이날 오전 6시라는 이른 시간에도 불구하고 대왕암공원에는 둘레길을 처음 밟아보려는 시민들이 장사진을 이뤘다. 송철호 시장과 노옥희 교육감, 정천석 동구청장을 필두로 200여 명에 가까운 시민들이 대왕암공원에 모여 광장에서부터 둘레길을 따라 슬도까지 걸었다. 이날 산책에 동참한 이들은 대부분 동구에 오랫동안 살아온 주민들이다.

이날 둘레길 개방 기념 산책에 나선 송철호 시장은 교육연수원이 이전 후 남게 되는 건물과 부지 이용방안에 대해 언급했다. 송 시장은 “이곳은 대왕암공원 내에서도 정말 경치가 좋은 곳이라 그만큼 들어오고 싶어하는 호텔이 꽤 많다. 하지만 해당 부지를 어떻게 사용할지는 시민과 논의를 통해 결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송 시장은 대왕암공원 내 남은 군부대 초소 정리 문제도 군과 협의를 위해 울산시가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동구는 그동안 대왕암공원 일대에 설치된 군부대 펜스와 철망이 조망을 망친다고 지적해왔다.

교육연수원 부지는 대왕암공원의 요지인 공원안 입구 쪽 2만5699㎡(7774평) 크기로 자리 잡고 있다. 1947년 지역 독지가 이종산씨가 후학 양성을 위해 해당 부지에 동구지역 최초의 중등교육기관인 수산중학교를 지었다. 운영이 어려워져 1959년 교육청에 시설이 기부되면서 방어진중학교로 개칭 후 운영되다가, 1973년 경상남도 학생수련장이 교내에 개장했다. 방어진중학교가 이전하면서 울산교육원으로 변경된 건 1990년이다.

동구와 교육청 등에 따르면 통행을 막는 철망이 세워진 건 1970년대 초반으로, 학생수련장이 들어설 때 함께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

대왕암공원 요지에 있는 부지인 만큼 2000년대 초에는 교육연수원 재건축, 정주영 기념관 건립추진 등이 거론되며 ‘뜨거운 감자’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2006년 지역사회 시민단체와 학계, 문화계 등이 처음으로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교육연수원 부지를 시민에게 반환해달라는 목소리를 냈다.

동구는 최근 교육청과의 오랜 협의 끝에 조기 개방을 하기로 협의하고 지난달부터 사업비 1억4000만원을 들여 교육연수원 일대 철망 펜스를 전부 철거하고 울산교육연수원 앞 해안산책로 400m를 개설했다. 그전까진 주민들이 교육연수원 앞에서 해안가 쪽으로 우회해 내려가야 했으나, 이번 사업으로 대왕암공원에서 슬도로 이어지는 대왕암공원 둘레길 전체 구간이 연결됐다.

이날 산책에 참여한 방어진 주민 김영국씨는 “방어진중학교에 다녔는데 어느 날 갑자기 연수원이 생기고 다른 학교로 가야 했다. 이곳의 자연 경관은 어느 특정 기관에 속해있기보단 국민 전체를 위해 이용돼야 한다. 지금이라도 연수원이 개방돼 주민들 품으로 돌아와 기쁘다”고 말했다. 김현주기자 khj1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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