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진 질문에는 옅은 미소 띤 채 묵묵부답

보석으로 풀려나 첫 ‘불구속 재판’에 출석한 양승태(71) 전 대법원장은 한결 밝아진 표정으로 재판에 임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박남천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속행 공판에 나왔다.

늘 교도관의 인도에 따라 구치감을 통해 법정에 들어오던 양 전 대법원장은 이날은 오전 9시 40분께 변호인을 대동하고 법원 청사 입구로 걸어들어왔다.

전날 재판부가 직권 보석 결정을 함에 따라 179일 만에 석방됐기 때문이다. 오전 9시 40분께 법원에 도착한 양 전 대법원장은 보석 후 첫 재판에 나선 소감 등을 묻는 기자들의 말에 답하지 않고 바로 법정으로 향했다.

취재진은 “고의로 재판을 지연한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냐”, “법정에서 직접 변론하실 생각은 없는가” 등의 질문을 던졌지만 묵묵부답이었다.

양 전 대법원장은 법정을 향해 걸음을 재촉하는 동안 무덤덤한 모습을 유지했지만, 입꼬리나 눈매 등에서 이전보다 밝은 표정이 묻어났다.

일찌감치 대법정 피고인석에 앉은 양 전 대법원장은 이후 다른 피고인이나 변호인들이 차례로 들어오자 환한 미소를 감추지 않았다.

함께 재판을 받는 고영한 전 대법관이 약 5분 뒤 법정에 들어오자, 서로 웃는 표정으로 악수했다.

뒤이어 박병대 전 대법관이 법정 입구로 들어왔다. 

양 전 대법원장은 조용히 곁눈질하며 기다리다가 박 전 대법관이 자리를 잡자 눈을 마주치고는 밝은 미소로 인사하며 담소를 나눴다.

양 전 대법원장은 두 전직 대법관의 변호인들과도 웃으며 인사를 나눴고, 짧은 대화를 주고받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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