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반 특성 파악 못한

설계·잘못된 시공 지적

울산시가 건설 중인 ‘옥동~농소 도로’(이예로) 공사 현장의 잦은 경사면 유실로 인해 159억원의 예산이 추가로 투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반 특성을 반영하지 못한 설계나 시공 때문에 예산을 낭비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울산시에 따르면 이예로 도로개설사업(총연장 16.9㎞, 폭 4차로)은 1·2구간으로 나눠 국비와 시비 50%씩 총 4536억원을 투입해 추진 중이다. 2구간(중구 성안 교차로~북구 중산교차로 8.9㎞)은 2010년 6월 착공, 2017년 9월 준공·개통됐다. 1구간(남부순환도로~중구 성안 교차로 연장 8㎞)은 2013년 1월 착공, 2021년 준공·개통 예정이며, 6월30일 성안 교차로~북부순환도로 연장 4㎞ 구간이 먼저 부분 개통됐다.

문제는 이예로 1, 2구간 공사 과정에서 경사면 유실사고가 잦다는 점이다. 조사결과 2구간에서 8곳, 1구간에서 28곳의 경사면이 유실된 것으로 밝혀졌다. 지금까지 경사면을 낮추는 등 설계변경과 보강 공사하는 데 100억원(1구간)과 59억원(2구간)이 각각 투입됐다.

당초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의 설계나 건설사 시공 잘못에서 비롯된 현상이라는 의견이 많다. 울산의 지반 특성이 토사나 암반이 많은 연약 지반이란 사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던게 아니냐는 것이다. 2005년 설계 당시 부산국토청이 주도해 이예로 구간에 대한 기초 표본조사 등 적법한 절차를 거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표본조사가 가진 한계를 맹신했다는 지적도 있다. 최창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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