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상권 보호·활성화 목표로

이달까지 점포 6000곳 모집해

연간 300억원 규모 발행 계획

소상공인 가맹점 111곳에 불과

내달 첫발행 앞두고 차질 우려

울산지역에서 첫 지역화폐인 모바일 전자상품권 ‘울산사랑상품권(울산페이)’이 정식 발행을 앞두고 가맹점 가입률이 극히 저조해 울산시가 고심하고 있다. 결제 수수료를 대폭 낮춰 소상공인 비용 부담을 완화한다는 긍정적인 취지에도 사용자의 외면은 곧 제도의 실패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18일 울산시에 따르면 시가 모집한 울산페이 가맹점은 불과 111곳에 그쳤다. 이달 말까지 가맹점 6000곳을 확충하겠다는 시의 목표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치다. 또한 연말까지 1만곳의 가맹점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에도 심각한 차질이 예상된다.

울산페이는 지역 자금의 선순환을 통해 상권 보호, 서민경제 안정, 골목 경제 활성화 등을 이루고자 마련됐다. 시는 기존 종이 상품권의 불법 현금화와 같은 부작용을 없애고, 운영·유지비를 절감하고자 상품권의 형태를 모바일 전자상품권으로 정했다. 발행 규모는 연간 300억원 정도다. 상품권은 울산 내 가맹 등록된 대부분의 업소에서 사용할 수 있다. 다만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사행성 업소 등은 제외된다. 상시 5%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 예정이며, 1인당 월 50만원, 연 500만원 한도에서 구매할 수 있다. 상품권을 사용하려면 개인 스마트폰에 앱을 설치해 회원 가입을 해야 한다. 상품권 가맹점으로 지정된 업소는 카드 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고, 결제 금액을 은행 계좌로 실시간 환전할 수 있다.

지역화폐의 특성상, 제도의 초기 안정화가 최대 관건으로 부각된다. 울산페이를 이용할 수 있는 가맹점이 적으면 사업이 위축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한 소비자의 신뢰와 호응 또한 얻기 어렵게 된다. 9월부터 울산페이 발행에 들어가는 시는 비상이 걸렸다. 시는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점포 6만곳 중 30% 가량인 1만8000곳이 가맹해야 제도가 정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는 상시 접수를 통해 상인들의 가입을 독려하고, 아울러 9월 첫 발행 기념 이벤트로 한 달 동안 최대 10%까지 할인된 가격으로 상품권을 판매, 일반이용자 가입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울산지역 5개 구군과 상인회를 통해 가입을 홍보하고 있지만 무더위와 휴가철이 겹치면서 가입 실적이 저조한 상황”이라며 “울산화폐가 본격 발행되기 전까지 가맹점을 최대한 확보해 소비자의 불편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울산페이가 전자상품권 계좌기반의 모바일 결제서비스 ‘제로페이’와 이름이 유사한 점도 일부 시민들에게는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 제로페이의 울산가맹점은 약 3200곳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창환기자 cchoi@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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