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주군·군의회에 건의서 제출

해수 염분 낮아져 물고기 폐사

묻어둔 관로 잦은 파손 피해도

군 “연관성 미미…불가” 입장

20억대 예산 소요 분담안 제시

▲ 자료사진
울산 울주군이 진하해수욕장 명선도 일원에 설치한 인공 구조물 때문에 어류 등이 폐사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진하해수욕장 상인들은 물론 인근 주민까지 가세해 공용 해수라인 설치를 요구하는 가운데 군은 사실상 불가 입장을 밝혔다.

13일 울주군에 따르면 진하상가번영회와 진하마을 주민들은 최근 군과 군의회에 ‘진하 해수라인 설치 건의서’를 제출했다. 진하상가번영회는 군이 설치한 인공 구조물인 지오튜브가 설치된 이후 활어와 해물류 폐사가 잇따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군은 진하해수욕장의 모래 유실을 막기 위해 지난 지난 2017년 11월 길이 80m의 수중 인공 구조물인 ‘지오튜브’를 명선도 앞에 설치했다. 이후 퇴적 현상이 일어나 진하해수욕장과 명선도가 모래사장으로 연결됐다. 번영회는 이 때문에 해류 흐름이 달라져 피해가 벌어졌다는 입장이다.

해수를 공급받아 운영 중인 식당이 밀집한 진하해수욕장 북쪽 해변은 회야강 하구와 맞닿아 있어 염도가 다소 낮은데, 명선도 지오튜브 공사로 해수욕장 방면에서 밀려오던 염도가 높은 해수가 차단돼 어류 등이 폐사한다는 것이다.

번영회는 또 해수욕장에 묻어둔 해수관로의 잦은 파손도 지적했다. 해수욕장 일원에 대한 쓰레기 제거 작업 시 투입되는 각종 장비들이 해수라인을 터트리는 사례가 많아 피해를 입고 있다고 설명했다.

번영회는 이에 회야강 하구에서 떨어진 울주해양스포츠센터 인근에 해수공급 파이프를 설치하고 모터를 이용해 개별 가게에 해수를 공급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진하 주민들도 횟집에서 바다로 연결한 해수펌프가 자주 드러나 미관을 해치는 것은 물론, 피서객이 다치는 경우도 잦다며 해수라인 설치 주장에 힘을 실었다.

이에 대해 군은 어류 폐사와 지오튜브 공사 사이의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공사 이전에도 해수욕장에서 명선도를 지나 횟집 밀집지역으로 이동하는 해류의 흐름은 잦지 않았다는 게 군의 판단이다. 또 공사 후 염도 변화도 폐사에 직접 영향을 미치기에 미미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울주군 관계자는 “주민 요구대로 1.6㎞ 구간의 해수 라인을 신설하려면 총 20억원의 공사비가 예상된다”며 “형평성 논란이 벌어질 수 있는 만큼 시비 30%, 군비 40%, 자부담 30%의 분담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자부담 비용이 만만찮은 데다, 부지 선정 및 공사 등 주체를 상인들로 지정할 방침이어서 상인들이 이를 수락하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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