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의회, 담장철거 개방 건의안 채택

대왕암공원지킴이회, 주민 서명 전달

해수청, 전면개방 불가 고수 진통예고

▲ 울산시 제공
울산 동구 대왕암공원 내 울기등대 개방을 두고 동구청과 울산지방해양수산청이 몇 달 째 이견을 좁히지 못해 답보상태에 머물자 동구의회와 주민들까지 나서 울기등대 개방을 촉구하고 나섰다. 그러나 울산해수청은 울기등대는 유인등대로 전면개방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동구 주민들로 구성된 시민단체 ‘대왕암공원지킴이회’는 17일 동구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울산해수청에 울기등대 관리소 개방을 요구했다.

이들은 “입지가 매우 좋아 관광상품화 가능성이 충분함에도 불구하고 사방으로 담장과 펜스가 둘러져 있어 많은 사람들이 울기등대를 그냥 지나친다. 등대 내부에 다양한 관광시설을 설치한 걸로 아는데 정작 등대를 꽁꽁 숨겨두면 소용이 없다”고 지적했다.

대왕암공원지킴이회는 또 이날 울기등대 관리소를 개방해달라는 내용의 동구주민 448명의 서명을 해수청에 전달했다.

이날 열린 제186회 동구의회 임시회에서는 김수종 의원이 대표건의한 ‘울기등대 담장 철거 및 개방 건의안’이 채택됐다.

김 의원은 “울기등대는 등대문화유산 제9호 및 등록문화재 제106호로 지정·보존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 대왕암공원 산책로에서 울기등대로 진입하는 입구가 담장과 철문으로 가로막혀 있어 대왕암공원과 연계된 훌륭한 관광시설임에도 그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울기등대 담장 철거 및 개방 문제를 두고 두 기관 간의 감정싸움이 일고 있다는 보도(본보 7월3일자 8면) 이후 해수청은 입구 쪽 담장 일부를 철거하고 관광객 유입을 위해 입구에 매직미러를 설치했다. 그러나 이런 해수청의 결정에 동구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동구 관계자는 “중요한 건 울기등대가 대왕암공원을 찾는 사람들에게 많이 노출돼야 한다는 점인데, 울기등대는 담장으로 막혀있고 입구와 그 주변은 무성한 나무로 인해 등대가 잘 보이지도 않는다”며 “울기등대 내부에 4D 체험관 등이 있다. 외부 관광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시설이 멀쩡히 있음에도 전혀 이용이 되지 않고 있어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에 해수청 관계자는 “일부 유인등대가 지자체와 협의해서 지자체에 위탁 방식을 취해 무인화시킨 사례가 있지만 그러려면 시설을 다 넘겨줘야 한다. 울기등대 내부 시설 일체를 지자체에 다 넘겨줄 순 없다. 대신 기존 출입문 외에 출입문을 1개 더 만들기로 동구와 합의했다”고 말했다. 김현주기자 khj1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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