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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청자양각 겹연꽃모양 다완

기사승인 2019.11.07  21: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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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현수 전 경남대학교 교수학습지도법-미술

인간이 개발한 도구 중, 만들어진 이후 사라지지 않고 사용되고 있는 것을 명품(名品)이라고 말한다. 도자기(陶瓷器)는 명품 중에 명품이다. 토기(土器), 도기(陶器), 자기(瓷器)는 흙으로 만들어서 불에 구운 것이며, 목기(木器)는 나무로, 유기(鍮器)는 놋쇠(銅)로 만든 그릇을 말한다. 그 중 청자는 고려시대 유행하였으며 지금은 일부 도공에 의해 재현되고 있으나 사라진 그릇이다.

지난 10월29일 울산박물관에서 개최된 <고려청자의 세계>라는 주제로 윤용이 교수(명지대학교 미술사학과) 강연회가 열렸다. 그의 강의에 의하면, 한반도에서 청자는 고려 의종(1146-1170)때 중국의 도래인들에 의해 처음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청자(靑瓷)는 푸른 빛깔의 자기로 청류자기(sea green)를 줄인 말이다. 그릇의 표면에 비색(秘色), 비취색을 띤 신비의 색을 보인다. 자기는 자토(磁土)를 초벌로 구운 흰색 표면에 유리막이 엷게 발린 것이다. 이 빛깔은 맑은 유리의 잘린 면에서 나타나는 푸른빛이다. 신비는 유약에 있다. 이 유약은 나무를 태워서 만든 잿물과 장석가루를 혼합하여 만든다. 가마 안에서 섭씨 1350도의 높은 열을 견뎌야 한다. 흙은 높은 열을 받으면 묵 같이 허물해 진다. 녹았다기 보다 익은 것이다. 이것이 식으면 단단한 돌이 된다. 고열의 인고(忍苦)를 이긴 산물이다. 이것이 자기(瓷器)다.

명품의 청자에는 유약이 흘러내린 흔적없이 고른 면을 나타낸다. 표면이 매끈해야 한다. 흰색의 표면에 장석유약만 쓰면 유리를 발라놓은 듯 흰색으로 나타나며, 탄소성분이 2%정도 함유되면 약한 푸른색을 띈다고 했다. 이것이 비색(秘色)이다. 유약의 함량비밀이 밝혀진 것이다. 그리고 가마 안에서 구워진 그릇들은 10%만 명품으로 건진다 했다.

함께 공부한 친구 희근이는 대학에서 열처리공학(熱工學)을 공부했다. 계측기가 없던 당시, 경험과 숙련, 그리고 가마 안에서 달구어진 그릇의 색과 불꽃의 높이로 온도의 비밀을 측정했다고 일러준다. 그리고 열을 올린다음 산소구멍을 일부 막아서 굽는 환원법(還元法)을 활용해야 한다. 산소를 많이 주입하면 산화법이 되어 비취색을 내지 못한다고 했다.


이 고려청자는 고려왕 재임시기와 연대에 따라 빛깔이 조금씩 변화했다. 14세기 이르러 흰색 바탕 위의 청색그림이 그려진 청화백자가 선호됨에 따라 이 청자는 쇠퇴하기 시작했다. 15세기 조선시대에 이르러 청자는 급격히 소멸되었다. 그릇은 사용하면 깨어진다. 청자가 지금까지 전례된 것은 부장품(副葬品), 또는 수장품(水葬品)들이다. 부장품은 일제 강점기 때 고려왕의 무덤을 개봉했을 때 발굴되었다. 최근은 쭈꾸미에 의해 발견된 부안 앞바다 보물선(寶物船)에서 건져낸 것들로 전한다.

필자가 관심있는 것은 <청자양각 겹연꽃모양 다완>이다. 그릇의 표면에 엷게 연꽃모양이 돋을새김으로 장식되었다. 먼저 무늬와 모양의 단어를 구별해 보자. <무늬>는 2차원이다. 평면 위에 그리거나 칠하여 나타낸 것이다. <모양>은 3차원이다 덩어리와 부피를 가진다. 양각이라고 함은 표면에서 튀어나오거나 주변을 약하게 파내고 주제를 돋게 나타낸 것이다. 높이가 동전의 모양높이 일지라도 그것은 <모양>이다.

동상리에 도예가 황인호가 운영하는 <홍우도예>가 있다. 필자가 남창중학교에 근무할 당시, 어깨너머로 구경했다. 물레로 성형한 다음, 반쯤 굳었을 때 표면에 그림 그리고, 주걱과 칼로 섬세하게 새겼다. 마른다음 그릇을 엎고 석고를 부어 틀을 만든다. 내벽 흙은 건조 축소되고 그릇되어 떨어진다. 다시 석고 틀안에 흙을 넣고 회전판으로 돌리면 그릇 밖의 표면에 낮은 <모양>이 생기는 것을 보았다. 반쯤 말랐을 때 다시 손으로 다듬는다. 회전원형(回轉圓形)틀로 같은 모양의 그릇을 양산(量産)할 수 있었다. 거리의 솜사탕기계와 국화빵틀을 융합시켰다고 보자.

<청자양각 겹연꽃모양 다완> 연꽃잎이 겹쳐있어 겹연꽃이라 이름 붙였다. 그리거나 칠한 것이 아니라 돋을새김으로 표현된 <모양>이다. 이 다완은 고려시대 불가에서 부처님께 차(茶)를 공양하는 그릇이다. 그 빛깔이 엷은 비색을 띈다. 저 신비로운 다완(茶宛)에 담긴 차를 한 잔 마신다면 내가 신선이 된 듯 하겠다. 강연 중이라 화면이 바뀌었다. 너무나 아쉽다. 진품과 만남을 이루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박현수 전 경남대학교 교수학습지도법-미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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