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도나 드리블 연상
번리전 1골1도움 기록
킹 오브 더 매치 선정
AFC, 올해 선수상 수상

▲ 8일(한국시간) 토트넘 손흥민이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번리와의 홈경기에서 전반 32분 70m의 폭풍 질주 끝에 팀의 세번째 골을 성공시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볼을 잡고 처음부터 돌파해서 골을 넣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어요. 운이 좋았어요.”

말 그대로 ‘원더골’이었다. 볼을 잡고 스타트를 시작하는 순간부터 마지막 오른발 슛의 순간까지 손흥민을 막으려던 번리 선수들은 스피드에 눌려 ‘추풍낙엽’처럼 떨어져 나갔다.

혼자서 70m 이상 드리블을 치고 나간 손흥민의 득점 순간 토트넘 홈팬들은 일제히 기립박수를 보냈다.

손흥민은 8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번리와 2019-2020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16라운드 홈경기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하면서 팀의 5대0 대승에 힘을 보탰다.

 

손흥민은 전반 4분 만에 해리 케인의 결승골을 도왔고, 전반 32분 ‘폭풍 질주’로 쐐기골까지 꽂으면서 이날 경기의 ‘킹 오브 더 매치’로 선정됐다.

손흥민은 자기 진영 페널티지역 부근에서 볼을 잡아 무시무시한 스피드로 질주를 막으려는 번리 선수 6명을 무력화한 뒤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오른발 슛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손흥민이 질주한 거리만 70m를 훌쩍 넘는 ‘원더골’이었다.

손흥민은 지난해 11월 첼시를 상대로 중앙선 부근에서 속도를 끌어올려 50m를 질주한 뒤 득점포를 꽂으며 찬사를 받았다. 이번 득점은 첼시전 득점을 능가하는 손흥민 인생 최고의 득점이었다.

이날 골을 터트린 손흥민은 이번 시즌 10골 9도움(UEFA 챔피언스리그 5골 2도움 포함)으로 2016-2017시즌 21골(정규리그 14골 포함), 2017-2018시즌 18골(정규리그 12골 포함), 2018-2019시즌 20골(정규리그 12골 포함)에 이어 4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했다.

경기가 끝난 뒤 믹스트존에서 취재진과 만난 손흥민은 ‘특유의 겸손함’으로 시즌 10호골을 자축했다.

손흥민은 “10호골이 중요한 게 아니라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면서 “앞으로 더 많은 골을 넣고,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하는 게 저의 임무다. 지금에 만족하기보다는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득점 상황에 대해선 “운이 좋았다”고 웃음을 지었다.

손흥민은 “제가 잘해서 골을 넣은 것보다 운이 좋게도 공을 치는 대로 공간이 생겼다. 이런 기회를 만들어준 동료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에는 옆에 있던 델리 알리에게 패스하려고 속도를 늦췄는데 줄 수 있는 상황이 안됐다”라며 “그래서 치고 가다 보니까 제가 (골을) 만들 수 있는 상황이 돼서 시도했는데 운이 좋았다. 사람들 없는 공간으로 볼이 갔고, 타이밍과 운이 잘 맞아떨어졌다”고 덧붙였다.

손흥민은 “처음부터 볼을 잡고 돌파해서 골을 넣겠다고 생각은 한 적은 없다. 그런 상황이 만들어졌다”고 강조했다. ‘인생 최고의 득점’이라는 찬사에 대해선 “저에게는 모든 골이 소중하다. 셰필드전 때 굴절돼 들어간 골도 소중하다. 오늘 골도 소중하다”고 말했다.

손흥민의 ‘원더골’에 찬사도 이어졌다. 손흥민의 득점은 1986년 멕시코 월드컵 당시 디에고 마라도나(아르헨티나)가 중앙선 부근에서 단독 드리블에 나서 수비수들을 따돌리고 골지역 오른쪽에서 골을 터트렸던 장면을 뛰어넘을 만큼 환상적이었다.

잉글랜드 축구 대표팀의 ‘레전드’ 게리 리네커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와우! 손흥민이 역대 최고의 골 가운데 하나를 기록했다. 내 생각에는 이번 시즌 최고의 골이다”라고 칭찬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 메일도 “손흥민은 이번 시즌 ‘최고의 골’의 진정한 도전자가 됐다”고 전했고, 더선도 “손흥민이 이번 시즌 최고의 골을 터트렸다. 손흥민은 그라운드를 질주하며 번리 선수들을 완전히 무너뜨렸다”고 보도했다.

한편, 손흥민은 이날 경기에 앞서 한국 축구의 ‘레전드’ 박지성으로부터 아시아축구연맹(AFC) ‘올해의 국제선수상’ 트로피를 전달받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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