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양국서 활약한 기업가

국내 제과·관광산업 기틀

장지는 울주군 선영으로

▲ 신격호(사진) 롯데그룹 명예회장
울산 삼동 출신이자 1세대 기업인인 신격호(사진)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19일 오후 4시29분께 서울아산병원에서 신동빈 롯데 회장 등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9세.

신 명예회장의 별세로 ‘창업 1세대 경영인’ 시대는 막을 내리게 됐다.

고인은 한국과 일본 양국에 걸쳐 식품·유통·관광·석유화학 분야 대기업을 일궈낸 자수성가형 기업가다. 맨손으로 껌 사업을 시작해 롯데를 순위 5위 재벌로 성장시킨 ‘거인’으로 평가받는다.

1921년(주민등록상으로는 1922년) 울산 삼동에서 5남 5녀의 첫째로 태어난 신 명예회장은 1939년 울산농고를 졸업한 뒤 1941년 일본으로 건너가 신문과 우유 배달 등으로 고학 생활을 했다. 일본 와세다대학 화학과를 졸업한 뒤 껌 사업에 뛰어들어 1948년 (주)롯데를 설립한데 이어 초콜릿, 캔디, 비스킷, 아이스크림, 청량음료 부문에도 진출해 큰 성공을 거뒀다. 한·일 수교 이후 1967년 롯데제과를 설립, 조국 재건에 나선다. 국내 최대 식품기업의 면모를 갖춘 롯데는 관광과 유통, 화학과 건설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그는 특히 롯데호텔과 롯데월드, 롯데면세점 등 관광산업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 관광산업을 국가전략산업으로 끌어올린 공로를 인정받아 1995년 관광산업 분야에서 최초로 금탑산업훈장을 받았다.

유족으로는 부인 시게미쓰 하츠코(重光初子) 여사와 장녀 신영자 이사장, 장남 신동주 전 부회장, 차남 신동빈 회장,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씨와 딸 신유미씨 등이 있다.

장례는 롯데그룹장으로 치러진다. 이홍구 전 국무총리,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명예장례위원장을, 롯데지주 황각규·송용덕 대표이사가 장례위원장을 맡는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22일 오전 6시다. 장지는 울주군 선영. 발인 후 22일 오전 7시 서울 롯데월드몰 8층 롯데콘서트홀에서 영결식이 열린다. 김창식기자 goodg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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