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는 물론 차들도 급변
산업이 세상·사람 바꾸는 시대
삶의 변화 방향도 고민해봐야

▲ 황현태 울산테크노파크 자동차기술지원단 차세대기술연구센터·공학박사

산업이 사람과 세상을 바꾼다. 직장인이라면 하루 한번 이상 교통과 통신 수단을 이용할 것이다. 출근을 하면서 개인 차량 또는 대중 교통을 이용할 것이고 스마트폰을 통해 정보 찾기, 전자우편, 음악 감상 등 다양한 서비스를 받을 것이다. 이렇게 개인과 가까이 지내는 것이 있을까.

필자는 자동차 연구를 주업으로 하지만 휴대전화에도 관심이 많다. 이유는 휴대전화의 변화는 급변한 단계이고, 자동차의 경우 급변을 시작하는 단계이기 때문이다. 자동차의 급변은 휴대전화 즉 스마트폰과 연관성이 많다.

휴대전화의 경우 국내 수동식 전화기로 시작했을 것이다. 수동식 전화기는 50대 이상이라면 사용해 본 경험을 가지고 있겠지만 그 이하의 연령대라면 보지도 못한 전화기이다. 핸들을 돌려 전화를 걸면 교환원이 전화를 연결해주는 방식이다. 이후 자동식 및 전자식 전화기로 진화했다. 한 가구에 한 대 정도의 전화기를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휴대전화기가 나오면서 개인용 전화기로 변천했다. 전화기가 컴퓨터와 결합하면서 스마트폰으로 진화했으며, 2007년 6월 애플사에서 아이폰을 출시했다. 국내의 경우 아이폰 바람이 2009년에 불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스마트폰 출시 경쟁에 뛰어들었다. 그 무렵 3세대 이동통신망이 안정화한 것도 스마트폰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이용자는 2018년 5000만 명을 돌파했다. 사실상 국민 1인 1스마트폰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최근에는 세계 최초로 5세대 이동통신서비스(5G)를 상용화했다. 우리 국민성을 보면 정말 감동 그 자체다. 늦게 시작했음에도 세계시장을 좌지우지하는 저력과 세계 최고의 통신기술을 벌써 이용하고 있다.

자동차는 사람이나 짐승의 힘이 아닌 인공적인 동력을 이용하여 움직이는 교통수단이다. 20세기 이후 인류의 가장 보편적인 이동수단이고 다양한 기술과 목적이 모여 만들어진다. 자동차는 동력원을 무엇으로 하는가에 따라 나누어진다. 엔진을 동력원으로 하고 연료를 휘발유, 경유, 가스 등으로 사용하는 것과 최근 환경문제에 직면하면서 동력원을 모터를 이용하는 것으로 크게 나누어진다. 전기와 수소의 이용으로 발전을 계속하고 있지만 이동수단이라는 점은 변함이 없다.

최근에는 자율주행자동차니 커넥티드카니 하는 자동차들이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이는 기존의 이동수단의 역할을 함에 있어 정보통신기술(ICT)이 융합된 자동차이다. 다시 말해 휴대전화기에 컴퓨터가 융합되어 스마트폰이 되었듯이 자동차에 정보통신기술 즉, 컴퓨터가 자동차에 융합된 모습이라 할 수 있다. 조금 다르게 말하면 바퀴가 달려있는 생각하는 로봇이라 보아도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과 같이 이동통신서비스(5G)가 연계되면 변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곧 도로의 환경 등과 소통하면서 자동차가 스스로 달리는 시대를 열 것이다.

자동차의 산업은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비싼 자동차를 소유할 필요가 없어질 수도 있다. 자동차를 소유가 아닌 공유의 시대로 변화한다는 것을 많은 자동차 전문가들이 예상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전화기 산업보다 앱산업, 서비스산업, 유통산업 등이 발전했듯이 자율주행 자동차의 등장으로 스마트폰의 산업 변화와 같이 자동차내 앱산업, 서비스산업, 유통산업을 포함한 관광산업 등이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산업을 선점하기 위해 구글, 네이버 등의 지식정보서비스를 다루는 기업과 통신사(KT, U+, SK 등)들이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우리의 삶은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우리의 삶은 편리하게 되었는가, 아니면 편리해지기는 했지만 스마트폰의 노예가 되고 있지는 않은가. 자율주행 및 커넥티드 자동차는 우리를 편리한 삶으로 인도할 것인가, 아니면 많은 정보 속에서 더 복잡한 삶을 살게 되지는 않을까. 자동차 연구를 주업으로 하는 필자는 이러한 고민을 하기 앞서 연구와 개발은 지속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그러나 이를 사용하는 고객은 고민을 해야 하는 시기가 다가올 것이라 화두(話頭)를 던지고 싶다.

황현태 울산테크노파크 자동차기술지원단 차세대기술연구센터·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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