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절 유커 방한 규모 줄면서
관광·유통 등 서비스업 타격
세계시장 中 영향력 커지면서
정부, 회의개최 사태 예의주시

최근 중국에서 발생해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로 확산 중인 ‘우한(武漢) 폐렴’ 사태가 연초부터 한국 경제에 리스크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민간의 소비와 투자, 수출 등 주요 부문의 회복세가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 우한 폐렴 사태가 악화하면, 올해 2.4%의 성장률 목표를 제시하고 경기 반등의 모멘텀을 마련하려던 정부의 구상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민간 활력을 조기에 되찾는 것이 작년 4분기 1.2% 성장의 기저효과 영향을 받는 올해 1분기 성장률 조정을 막아줄 핵심이라 보고 연초부터 민간 소비와 투자 회복 등에 힘을 쏟아왔다.

하지만 애초 예상 시나리오에 들어있지 않던 우한 폐렴 사태가 돌출해 경기 회복세에 걸림돌로 작용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당장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의 한국 방문이 급감할 수 있으며, 이는 완만한 증가세를 보여온 소매판매를 비롯해 여행·관광·유통 업종을 중심으로 한 서비스업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설) 연휴 기간 방한하는 유커 규모도 줄면서 ‘유커 경제효과’도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우한 폐렴 확산을 막기 위해 자국민의 해외 단체여행을 제한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아직은 국내에선 확진 환자가 많지 않지만, 우한 폐렴 확산 속도가 빨라질 경우 소비 주체인 개인에게 영향을 미쳐 국내 소비·여가 활동이 움츠러들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과거 사례를 보더라도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 2009년 신종플루(H1N1),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등의 전염병이 우리 경제에 미친 악영향이 상당했다.

최근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내놓은 ‘중국발 원인 불명 폐렴 현황 및 대응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사스는 2003년 2분기 우리나라의 GDP 성장률을 1%p(연간 성장률 0.25%p) 내외 하락시킨 것으로 추정됐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과거와 비교해 중국이 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비중이 큰 상태이므로 부정적 효과가 좀 더 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연휴 기간 관련 동향을 모니터링하는 등 사태를 예의주시하면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 중이다.

앞서 정부는 설 연휴 직전인 22일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우한 폐렴 사태와 관련해 확대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연 데 이어 설 연휴 마지막 날인 27일 오후 예정에 없던 회의를 소집했다. 또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날 오후 우한 폐렴을 안건으로 간부 회의를 주재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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