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산업단지가 밀집해 있는 산업수도 울산이 신종 코로나에 뚫렸다. 울산은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등 세계적인 기업체들이 입주해 있는 곳으로, 대한민국 산업의 심장부로 통한다. 울산이 신종 코로나에 뚫렸다는 것은 우리나라 산업이 한순간에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직은 울산 대기업에 신종 코로나가 침투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지만 자칫 선제조치가 허술해져 방역망이 뚫리는 날에는 울산의 산업은 걷잡을 수 없이 붕괴될 수 있다. 대한민국 산업경쟁력이 크게 추락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국가 신용도까지 흔들릴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3만명의 근로자가 근무하는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은 우리나라 수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이 공장은 근로자들이 생산라인을 따라 줄지어 근무하고 있는 시스템이다. 이 생산라인에 있는 근로자 일부가 감염되면 그 속도는 다른 공장 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 또 이 공장에는 내외부로 출입하는 차량이 하루 2만대에 이른다. 이들은 어디를 경유해 사내로 들어오는지 알 길이 없다.

석유화학업계는 공장을 잠시라도 멈출 수 없는 구조를 갖고 있다. 따라서 근로자 가운데 몇명이라도 확진자가 나올 경우 피치 못하게 공장을 멈출 수도 있어 생산 피해는 막대해진다. 협력업체를 포함해 2만7000명이 근무하는 현대중공업도 마찬가지다. 선박을 인도하는 날자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만의 하나 확진자가 사내에 확산될 경우 그 피해는 엄청나게 커질 수 있다.

이처럼 울산지역 대기업들은 하루 하루 초읽기를 하면서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만의 하나 확진자가 나오기라도 하면 해당 라인이나 공장 자체를 폐쇄해야 하기 때문이다. 어떤 기업은 회사 출입을 엄격하게 통제하고 입구에 열화상 카메라를 곳곳에 설치하기도 했다. 어떤 기업은 통근버스를 탈 때 한명씩 체온을 재고 있고, 어떤 기업은 모든 근로자들에게 손 세정제를 휴대하도록 했다.

만일 수많은 근로자들이 일하고 있는 대기업에서 확진자가 쏟아져 나온다면 산업 자체가 흔들릴 수도 있다. 특히 울산은 대기업을 중심으로 수직계열화돼 있기 때문에 신종 코로나의 확산은 울산 산업의 근본을 흔들 수 있다. 산업수도 울산을 지키는 길은 산업현장의 근로자들 한명 한명이 신종 코로나 예방수칙을 철저하게 지키는 방법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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