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별진료소 아닌 응급실 직행

음성 판정 날때까지 폐쇄조치

지역 음압병상 부족도 문제점

울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지역 의료계도 비상이 걸렸다. 울산지역 첫 확진자의 이동 경로가 공개되면서 울주군 범서읍 코아루아파트 주민과 신천지 신도 등을 중심으로 코로나 감염여부를 확인하려는 검사 의뢰자가 폭주한 것이다.

정부 당국은 증상이 의심될 경우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의심 환자들이 울산지역 선별진료소가 아닌 지역병원 응급실을 방문하면서 병원 진료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의심자들이 방문할 경우 병원 응급실을 곧바로 폐쇄한 뒤 진료를 중단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동강병원은 한 요양병원에 있던 70대 여성이 고열과 폐렴 증상으로 찾아오자 21일 응급실을 잠정 폐쇄했다. 하지만 음성 판정이 나오자 즉시 정상화했다. 그러나 23일 오후 응급실에 또다른 의심 환자가 방문하면서 또다시 폐쇄됐다.

동강병원 관계자는 “폐렴 증세를 보이는 사람이 있어 신규 환자를 받지 않고, 응급실을 임시 폐쇄했다”면서 “해당 환자가 음성 판정을 받으면 응급실 운영을 재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대학교병원 역시 코로나 확진자가 다녀간 것으로 확인돼 지난 21일 비뇨의학과가 폐쇄되기도 했다. 해당 확진자와 접촉했을 가능성이 큰 의료진 등 13명을 대상으로 감염 여부 검사가 진행됐고 전원 음성판정을 받았다. 현재는 모두 자가격리 중이다. 울산대병원은 24일 병원 외래진료 및 모든 업무가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확진(의심)자의 응급실 방문도 문제지만 확진자를 격리 치료할 의료 병상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한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첫 확진자가 지역내 종교 집회에 참석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지역사회 확산 우려가 제기됐지만, 울산에는 현재 격리치료가 가능한 음압병상이 울산대병원 5개, 동강병원 1개 등 고작 6개 뿐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 중 동강병원 음압병상은 중환자실 전용이라 사실상 코로나 환자 수용은 불가능하다.

울산대병원은 감염병 환자를 격리할 수 있는 일반 병실에 총 15명까지 수용할 경우 음압병상 포함해 최대 20명의 코로나 환자를 수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 동강병원의 경우 현재까지는 코로나 환자 수용을 기대할 수 없다.

동강병원 관계자는 “병동과 병동간 감염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의료진과 충분한 협의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울산시는 만약의 비상사태를 감안, 최후의 수단으로 코로나 지정 병원으로 특정 병원을 통째로 비워 관리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