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 중심가 한산…마트 육류·라면 동나

대왕암공원 등 관광지 썰렁

대형마트 온라인 주문 폭주

▲ 울산에서 신종코로나 확진환자가 발생한 가운데 23일 불안감을 느낀 시민들이 라면과 생수 등 식료품 등을 평소보다 많이 구매하면서 울산시 북구 진장동 하나로마트 라면판매대가 일시적인 재고부족으로 비어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결혼식·돌잔치 취소나 연기

외출할 땐 마스크는 기본

손소독제와 장갑도 챙기고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 이용

울산지역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함에 따라 지역사회도 신종코로나 공포가 현실화 되고 있다. 시내 중심가에는 사람들의 발길이 확연히 줄었고, 대형마트에는 사재기 조짐이 일고 있다. 또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들은 결혼을 취소·연기하거나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는 등 시민들의 일상에도 크고 작은 영향을 끼치거나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 22일 오후 5시께 찾은 울산 중구 성남동 젊음의 거리. 주말 황금시간대여서 이맘때면 청소년 등 젊은층을 중심으로 사람들로 북적여야 할 거리는 인적이 눈에 띄게 줄었다. 사람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쓴 채 다녔고, 활기를 띠던 상가들은 평소와 달리 한산했다. 또 줄 서서 사먹어야 했던 인기 호떡가게는 아예 문을 닫았다. 이에 주말이면 차들로 가득찼던 옥교공영주차장도 1층을 제외한 대부분의 층에서 여유가 있을 정도였다.

성남동의 한 커피숍 종업원은 “지난 주말과 비교해 (거리의 사람들이)확연히 줄었다”며 “매출도 평소 주말에는 70만원 정도 팔았는데 오늘은 20만원도 채 안된다”고 말했다.

성남동뿐 아니라 삼산동과 공업탑, 일산해수욕장, 울산대학교 바보사거리 등 대부분의 울산지역 주요 중심가에는 코로나 확진자 소식이 전해진 이후 사람들의 발길이 크게 줄었다. 또 장생포 고래문화특구와 동구 대왕암공원 등 지역의 주요 관광지에도 사람들이 없어 썰렁한 모습을 보였다.

반면 이날 코스트코와 홈플러스, 이마트 등 지역의 대형마트에는 혹시나 모를 불안감에 식료품과 마스크, 손소독제 등을 사려는 사람들로 저녁 늦게까지 북적였다. 일부 대형마트에서는 육류와 가공식품 등을 중심으로 동이 났고, 이마트에서는 지난 22일 오후에 한정수량으로 판매한 마스크를 사려는 사람들로 몇 시간 전부터 긴 줄이 늘어서는 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신종코로나 확산의 불안감으로 결혼식이나 돌잔치를 취소·연기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4월말 결혼을 앞두고 있는 A(여·31·중구 반구동)씨는 고심끝에 결혼식을 연기하기로 했다. A씨는 “청첩장도 다 찍어놓은 상태인데다 예식장 및 여행사 위약금 등 여러가지 문제 때문에 어떻게 할 지 고민을 했으나 결국 연기하기로 했다”며 “하필 결혼을 앞두고 코로나 사태가 터져 너무 속상하다”고 푸념했다.

또 이달말 남구 삼산동의 한 뷔페에서 돌잔치를 예약했던 부부는 양가 부모가 모두 집이 대구여서 취소를 하려고 했으나, 위약금이 150만원이라는 말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시민들의 일상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아파트에서도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고 계단을 이용하거나 외출을 하더라도 마스크는 물론 손소독제와 장갑까지 지참해 다니는 사람도 생겨나고 있다. 이와 함께 식료품 등 각종 생필품을 대형마트를 가지 않고 인터넷으로 주문하려는 사람이 급증하면서 일부 대형마트가 운영하는 온라인 사이트는 서버가 다운되기도 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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