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 무차별 확산세
바이러스 실체에 맞서는
‘앎’이라는 대처법 화두로
서점가 새 관점의 책 주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면서 서점가에선 바이러스와 전염병 관련 도서를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고, 손에 잡히지 않는 바이러스의 무차별 공세에 일단 그 실체부터 파악하는 것으로 두려움을 떨쳐보자는 일종의 생존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2003년 중국 사스 때도, 2015년 메르스와 2016년 지카 바이러스 때도 치명적 바이러스에 속수무책 당하고 말았다. 연일 지속되는 바이러스 공세 속에서 희생자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우선 바이러스에 대해 알아야 한다.

 

‘앎’이야말로 바이러스에 대처하는 가장 현명한 자세가 아닐까. 바이러스에 관한 새로운 접근 방식,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인류를 괴롭히는 대유행 전염병의 행로를 바꿀 강력한 방안을 제시하고 있는 책들을 만나보자.

◇롱 워크…바이러스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은 없지만 자연스럽게 현재 코로나 사태를 떠올리게 하는 소설도 있다. 스티븐 킹의 소설 <롱 워크>다. 소설은 10대 소년 100명의 지원을 받아 단 한 명이 남을 때까지 걷는 경기를 다룬다.

 

소년들의 낙오에 아무런 감정 없이 총질을 해대는 군대와 그 모습에 열광하는 어리석은 시민들을 통해 자유의지조차 잃어버린 독재국가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고뇌와 갈등 속에서 소년들은 저마다의 최후를 선택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힘들 때 서로 지켜주고 도와주던 이들도 결국 서로가 적이 될 수밖에 없다는 룰에 좌절하고, 각자의 방식으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친다.

◇바이러스 폭풍의 시대…세계적 바이러스 전문가인 네이선 울프가 신종플루, 메르스, 사스 등 신종 바이러스의 정체와 대책을 다룬 <바이러스 폭풍의 시대>도 인기다. 저자는 역사적 자료들을 바탕으로 인간과 바이러스 간의 관계를 밝혀내고 있다. 근래 전염병의 상황을 유난히 자주 맞을 수밖에 없는 이유가 무엇이며, 이런 유행병들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살펴본다.

◇뷰티풀 큐어…우리 몸의 소우주, 면역력에 관한 놀라운 이야기를 담아낸 책이다. 세계적 면역학자인 저자 대니얼 M. 데이비스 교수는 <뷰티풀 큐어>에서 면역계가 어떻게 인간 건강의 혁명을 이끌어 냈는지 설명한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스트레스와 수면, 나이와 우리의 마음 상태가 면역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이러한 지식을 통해 현대 의학과 건강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알 수 있다.

 

◇청결의 역습…<청결의 역습>은 SBS 스페셜 ‘99.9% 살균의 함정’을 엮은 책으로, 좋은 세균이 만들어내는 기적과 좋은 세균이 사라지면서 생겨나는 재앙에 관한 충격적 메시지를 전한다. 국내외 논문들과 실험 사례를 바탕으로 장내세균이 우리의 건강을 지켜주는 필수적인 존재라는 것을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특히 우리 몸은 체세포 수의 10배에 달하는 100조 마리의 세균이 살고 있으며, 이들 세균 없이는 건강을 유지할 수 없음을 강조한다.

◇바이러스 쇼크…세계동물보건기구 전염병 전문가이면서 세계적으로 전염병 연구 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는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바이러스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해준다. 바이러스의 정체와 미생물의 역사, 신종 바이러스의 탄생 계기, 오래전부터 인류와 공생해 온 바이러스의 역사, 그리고 어떻게 인류에게 위협을 가하게 됐는지에 대한 이야기들을 전문적이면서 이해하기 쉽도록 풀어냈다.

◇종의기원 바이러스…<종의기원 바이러스>는 일본 최대 출판사인 고단샤(講談社)에서 매년 대중 독자를 위한 과학책 중에서 뛰어난 저작을 선정해 시상하는 고단샤 과학출판상을 수상했다. 바이러스 발견의 역사부터 기본 구조, 그동안의 연구 성과를 꼼꼼히 추적하며 새로운 특징들을 소개한 이 책은 기존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바이러스를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제공하고 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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