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력 약한 고령 환자 많아 대규모 2차 감염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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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에서 확진 판정을 받고 거주지인 경북으로 돌아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의 가족이 추가 확진 판정을 받은 가운데, 추가 확진자가 근무하는 병원이 자발적 코호트 격리(Cohort Isolation) 체제에 돌입했다.

근무지가 면역력이 약한 고령의 환자들이 밀집한 요양병원이어서 대규모 2차 감염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경북 성주군에 사는 A양은 지난 26일 신종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았다.

A양은 앞서 23일 언니 B씨의 차를 타고 울산으로 이동한 뒤 울주군 삼남면에 위치한 B씨의 집에 머물렀다. 24일 39℃에 달하는 고열과 콧물 증세 등을 보여 B씨와 함께 서울산보람병원 선별진료소를 찾아 검체를 채취했고 26일 양성 판정을 받았다.

A양은 이날 오후 울주군보건소에서 제공한 앰뷸런스를 타고 본가인 경북 성주군으로 돌아갔다. 이 과정에서 A양이 외부에 노출된 것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군보건소는 A양 이송 직후 집에서 자가격리 중이던 B씨의 집을 소독한 뒤 B씨의 가검물을 채취해 보건환경연구원에 검사를 의뢰했다. B씨는 A양과 함께 23일 성주에서 울산으로 이동하는 동안 승용차 안에서 함께 있었고, 24일 오전까지 같은 집에서 머물렀다. B씨는 27일 오전 7시께 확진 판정을 받았다.

B씨가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B씨가 근무 중인 삼남면 이손요양병원은 자발적으로 코호트 격리 체제에 돌입했다. 코호트 격리는 감염 질환 등을 막기 위해 감염자가 발생한 의료 기관을 통째로 봉쇄하는 조치를 말한다.

B씨는 동생과 접촉한 뒤 24일 오전부터 오후 3시까지 병원 물리치료실에서 근무한 것으로 확인됐다. 병원 측은 A양이 확진 판정을 받은 직후 즉시 자발적으로 코호트 격리 체제에 들어갔다. B씨의 확진 여부가 판명되지 않았지만 만일을 대비해 선제적으로 외부 확산을 차단하는 차원에서 조치를 실시한 것이다.

울산에서 신종코로나와 관련해 코호트 격리 체제를 실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국적으로는 경북 청도군 대남병원과 부산 아시아드요양병원, 대전 성세병원, 경남 한마음창원병원 등이 코호트 격리를 실시 중이다.

▲ 이손요양병원 전경.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이손요양병원에는 환자 394명, 의사 15명, 간호인력 약 40명, 재활치료사 61명, 행정인력 65명 등이 격리돼 있다.

간병인 및 청소인력 등을 포함하면 약 600명이 격리 상태다. 군보건소와 병원 측은 직접 접촉자 명단을 파악하고 있다.

문제는 B씨가 근무하는 이손요양병원이 면역력이 약한 고령의 환자가 많은 곳이어서 대규모 2차 감염이 우려된다는 점이다.

실제 이손요양병원과 조건이 유사한 부산 아시아드 요양병원에서는 사회복지사에 이어 요양보호사까지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병원 내 추가 감염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부산 아시아드 요양병원은 지난 24일부터 코호트 격리 체제에 들어갔다.

울주군 보건소 관계자는 “B씨와 직접 접촉한 인력을 대상으로 신종코로나 검사를 실시하고, 결과가 나올 때까지 병원 내에서 별도 격리하겠다”며 “환자들에게 추가 감염이 이뤄지지 않도록 병원 내 방역 등에 만전을 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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