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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산재전문 공공병원’이 가야할 길은]우수의료진 수급, UNIST 연계에 달렸다

기사승인 2020.03.25  22:3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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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끝) 산재특화 바이오메디컬산업 거점 돼야

산재전문 공공병원이 지금 계획대로라면 울산 1호 국립병원에 건 시민의 기대를 크게 어긋난다. 중증의 환자의 응급치료 기능도 없는 공공의료 기능 강화에 집착하기보다는 당초 울산시가 추진한 ‘국립산재모(母)병원’으로 전환하는 게 해법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더 나아가 울산과학기술원(UNIST)의 부속병원으로 발전시켜, 수도권에 버금가는 높은 의료 서비스 확보와 산재재활에 바이오메디컬산업을 육성하는 게 현실적이란 주장도 있다.

의료진 지방기피현상 심화

우수한 연구인프라 구축이

고액 연봉보다 훨씬 매력적

UNIST 연구기능 활용 필요

국립대병원화 방안도 고려를

◇지방기피현상 의료진 수급 과제

산재전문 공공병원이 가지게 될 숙제는 의료진 확보다. 의료진의 질은 환자수와 직결된다. 많은 환자수는 적자를 피하고 병원 운영을 하는 근간이다. 과연 수준 높은 의사가 산재전문 공공병원에 오겠냐는 고민해 봐야 할 문제다. 국내 의료계의 고질적인 문제가 지방(비수도권)병원 기피현상이다. 수도권 병원보다 좋은 조건에도 선뜻 지방으로 오겠다는 의사는 없다. 대학병원급은 그나마 사정이 낫지만 전국의 지방 공공병원에서 유명 의사는 찾기 어렵다. 의료진의 수준 저하는 환자의 외면으로 이어진다. 특히 중증환자 일수록 더욱 심하다.

울산시는 고액의 연봉으로 해결할 방침이다. 울산시에 따르면 전국 10개 산재병원의 의사 평균 연봉은 2억원선이다. 4억원 이상의 스타급 의사를 유치하면 환자를 병원으로 유도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의료계는 회의적이다. 의사가 돈만 바라본다는 생각은 오산이라는 것이다. 대부분 실력있고 명망 있는 의사가 되기 원한다는 의료계의 입장이다. 진료와 함께 국내 바이오 기업의 지원을 받아 자기주도로 연구하고, 결과물을 국제학회에 발표해 명망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더욱 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UNIST 반드시 연계해야 승산

의료계 전문가들이 산재전문 공공병원을 UNIST와 반드시 연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는 이유다. UNIST의 우수한 R&D 인프라와 연계할 때 작은 예산으로 효율적인 산재연구거점 구축·운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생체·재활공학분야 특화해 산재전문 공공병원의 의료 기능과 UNIST의 연구 기능을 조합하면 울산 경제를 이끌 바이오메디컬 산업까지 이뤄낼 수 있다. 의료서비스 기술과 3D프린팅 제조기술의 융합해 자동 의료로봇 등 한국형 고부가가치 의료시스템을 창출할 수 있다. 잃어버린 팔, 다리 기능을 대신하는 개인맞춤형으로 의족, 의수 개발이 가능하다. 더 나아가 로봇기술을 적용해 사람의 신경과 연결해 움직일 수 있는 착용형(wearable) 인공 팔, 다리로 개발할 수 있다. 영화 ‘아이언맨’에서처럼 입는 로봇, 즉 외골격로봇(exo­skeleton robot) 개념이다. 산업재해로 장애를 입은 장애인에게 새로운 희망이다. 또 3D 프린터로 인공 콧구멍과 기도를 만들 수 있고, 인공기관도 이식할 수 있다.

또 게놈기반의 바이오헬스 분야도 있다. 유전체 분석과 해독기술을 개발해 병원에 한국형 게놈 정보를 공급하고, 병원은 기존에 확보한 임상정보와 융합해 환자에 최적화된 의료서비스를 제공, 의료 혜택의 질적 제고는 물론 미래 신성장산업으로 다져나갈 수 있다. 당초 울산시가 추진한 산재모병원의 기능이다. 울산시와 지역 의료계·교육계에도 모두 공감하는 방안이다.

◇국립대학병원으로의 확장성 염두 필요

산재전문 공공병원이 UNIST 부속병원을 거쳐 국립대학병원으로 발전하는 방안도 고려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UNIST에 의예과를 신설해 기초의료 교육과정을 거쳐 산재전문 공공병원에서 인턴과 레지던트를 이행하는 시스템이다. 예산도 크게 들지 않는다. 의대 신설에 가장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병원건물과 의료인프라를 산재전문 공공병원을 쓰면되기 때문이다. 의대 설립은 UNIST의 숙원 사업이기도 하다. 교육부가 의대 설립을 인가하고, 부속병원 설립은 고용노동부와 협의를 통해 해결점을 찾을 수 있다.

문제는 의과대학 전공의 정원 확보다. 법으로 의과대학 정원수가 정해 있다. 2020년 인턴 정원은 3182명이다. 레지던트는 3137명이다. 복지부가 울산에 배당한 전공의 수는 연간 66명(인턴 34명, 레지던트 32명)이다. 인구 1만명당(2018년 기준) 0.57명으로 전국 평균 1.23명의 절반에 못미치며, 서울 2.47명, 부산 1.5명, 대구 1.72명 등 주요 7대 도시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울산의 정원을 늘리는 방안은 2개가 있다. 하나는 균형발전차원에서 수도권에 배분된 정원 일부는 전환하는 것이다. 기득권 병원들의 반발을 극복해야 한다. 또 하나는 대한의사협회의 반대를 물리치고 정원을 확대하고 확대된 만큼 울산에 추가배정하는 방안이다.

울산 의료계 한 관계자는 “어떤 정책이든 소수라도 반대하는 집단이 있으면 쉽지 않다. 의대 정원수를 늘린다면, 과연 울산에 줄 것인지 따져야 한다”며 “정부가 울산을 의료취약지로 보지 않는 시각이 있다. 중앙정부에 적극어필하고, 정치적으로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울산시 한 관계자는 “산재전문 공공병원 기능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며 “단순한 병원으로 그칠 게 아니라, 울산의 미래를 밝힐 신성장동력으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창환기자 cchoi@ksilbo.co.kr


경상일보, KSIL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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