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비 부담에 30년간 방치
올 7월 일몰제 적용 앞두고
市 개설계획 본격화 나서자
현대車, 해저터널 시공 등
대안 통한 상생방안 촉구

울산시가 도심의 간선망을 완성하는 ‘도시내부순환도로’ 개설을 추진하면서 현대자동차가 골치를 앓고 있다. 도로가 현대차 울산공장을 관통하기 때문이다. 공장이 두동강나면서 공간적 이용효율성 저하뿐만 아니라, 대규모로 공장용지를 잃게되는 손실도 있다. 울산시와 현대차가 상생할 수 있는 해법을 찾을 지 주목된다.

8일 울산시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조원경 경제부시장과의 간담회에서 도시내부순환도로 개설에 따른 회사측의 애로 사항을 건의했다. 도시내부순환도로 건설은 남구 매암동(매암사거리)~아산로~태화강(교량)~북구 양정동 현대자동차 출고교차로(5.29㎞, 너비 25m·4차로) 규모를 잇는 사업이다. 울산 도시내부순환도로는 1987년 정부의 도시계획도로(대3-15) 반영됐지만, 4500억원을 넘는 사업비 탓에 30년간 방치됐다.

장기 미집행 도시계획시설로 올해 7월1일까지 사업추진계획을 수립하지 않으면 일몰 처리된다. 송철호 시장은 도시내부순환도로를 신항만~미포국가산단~현대자동차~오토밸리로~이예로로 연결되는 사통팔달 도로교통망의 마지막 퍼즐로 판단, 실무부서에 특별지시하면서 본격 추진됐다. 다만 막대한 사업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2개 단계로 나눠 건설키로 했다. 울산시는 1단계로 현대자동차 출고교차로~아산로 구간을 우선 설치하기로 했다. 길이 2.60㎞, 너비 25m(4차로)의 고가도로다. 총 사업비는 1570억원이다.

울산시가 국비확보 전략 수립 등 사업을 가시화하면서, 현대차에 비상이 걸렸다.

현대차 입장에서는 도로가 개설되면 손해다. 도로의 노선이 현대차 울산공장을 관통하기 때문이다. 도로 설계과정에서 선형을 다소 변경할 수 있지만, 공장 관통은 막을 수 없다. 현대차는 공장이 둘로 쪼개지면서, 공간 이용의 효율성도 크게 떨어지는 점을 걱정하고 있다. 또 6만5000㎡의 공장 부지를 도로개설에 내줘야 하는 점도 부담이다. 현재 이 부지에는 현대차가 3개의 가설건축물을 세워 공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도로 편입 부지 중 2만2014㎡는 지난 2017년 현대차가 울산시에 기부 채납했다. 남은 3만1382㎡는 현대차 소유로 울산시가 매입할 예정이다.

이같은 이유로 도시내부순환도로 계획은 지난 30년간 현대차의 ‘손톱 밑 가시’였다. 현대차는 일몰제 대상에 포함되길 내심 기대했지만, 좌절됐다. 현대차 수뇌부는 조 부시장에게 이같은 문제를 설명하고 상생방안 모색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현대차는 도로건설이 반드시 필요하다면, 고가 방식이 아닌 지하터널 방식 도입을 제시했다. 지하터널로 도로를 개설하면, 2단계 아산로~태화강(교량)~매암동(매암사거리) 구간은 교량이 아닌 해저터널로 시공해야 한다. 현대차는 해저터널이 비용절감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입장을 내세웠다. 그러나 울산시 실무진은 해저터널 공법이 비용절감 효과를 내는 경우도 있지만, 태화강처럼 강의 폭이 좁은 곳에 적용하면 사업비가 더 들어간다고 판단하고 있다.

울산시 관계자는 “공법 등을 다각도로 검토, 현대차에 손실이 적은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최창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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