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바이러스와 문명의 대변혁
마스크 공포증과 서구의 이분법
트럼프 NO마스크와 아베の마스크

▲ 성인수 울산도시공사 사장

왜 서양인은 마스크를 두려워할까? 5월9일 백악관에 코비드-19(COVID-19) 확진자가 발생하자 방역 사령탑들이 줄줄이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이에 방역강화 지침을 마련했지만, 마스크 착용만 빠졌다. 트럼프 미 대통령과 자주 만나는 보좌관들도 거의 마스크 착용을 안했다. 12일 전 직원에게 마스크 착용을 지시했지만 트럼프는 착용하지 않았다.

트럼프의 마스크 미착용 고집은 가을 대통령 선거 때문이기도 하다. 인간과 자연, 음과 양의 조화가 필요한 시대에, 자연을 파헤치고 바이러스를 박멸해야 직성이 풀리는 트럼프가 마스크를 거부하며 중국과 전쟁도 불사할 기세다.

서구인의 마스크 공포증(Maskaphobia)은 인간 중심 편향적 생각에 따른 지나친 결과다. 중세 페스트 창궐시 사망자를 옮기러 오는 새부리형 금속 페스트마스크 착용자에 대한 두려움, 병으로 눕는 죄책감, 수치심에서 (유아)마스크공포증으로 표출된 경우로 본다.

인간과 자연, 서양과 동양, 서구인과 비서구인, 선과 악, 정신과 신체 등으로 나누던 경직되고 습관적인 이분법 사고가 지나쳐, 정상과 정신이상, 정상인과 병자까지 확장한 결과일까? ‘악의 축’을 주장하는 트럼프 자신을 ‘선의 축’ 총수로 여기듯이, 마스크 착용자를 무의식적으로 비정상, 병자, 악의 축으로 연상하는 것은 아닌지.

이에 반해 아베 수상이 고집하는 귀여운 마스크는 일본 정경유착의 논란을 보여준다. 아베의 마스크는 무상으로 배포하다가 크기와 불량품 문제로 회수되었다. 코로나 감영증에 G7국가인 미국, 프랑스, 서독, 이탈리아, 캐나다, 일본. 영국 외에 중국, 러시아, 스페인, 브라질 등 여러 국가들이 보건 체계와 역량에서 곤욕 치르고 있다.

1975년 대학원 건축학 수업 때 에드먼드 홀의 이론으로, ‘친근한 거리’ ‘개인적 거리’ ‘사회적 거리’ ‘공공의 거리’를 배웠다. 사람들이 대화 나눌 때 어느 거리에서 편안함을 느끼는지 4가지 유형을 제시한 홀의 연구는 미국 중류층의 개인 간 거리의식 조사였다. 인류 문명의 결정체인 도시를 만든 원동력은 ‘친근한, 개인적 거리’였을까? 친한 사람간 ‘친근한 거리’는 15~46cm 정도, 타인과 대화하는 ‘개인적 거리’는 46~120cm 정도다. 공식적 회의용 ‘사회적 거리’는 1.2~3.7m 정도이며, 강의나 연설을 위해 띄우는 ‘공공적 거리’는 4m 이상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사회적 거리’에서 ‘생활 속 거리’ 두기 세부지침을 9상황 31장소에서의 주요 수칙을 발표했다.

왜 G7국가 등의 발전한 나라, 대도시에서 코비드-19가 집중적으로 나타날까? 뉴욕은 다양한 인종, 풍부한 문화 활동으로 세계에서 가장 복잡다단한 도시다. 다양함에서 창조력을 키워 온 뉴욕 맨해튼 같은 도시가 인류발전을 이끌어 왔는데, 이제 코비드-19의 공격을 받고 인간 사회의 취약함을 대책 없이 노출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코비드-19 확진자가 현저히 줄어들면서 완화 조치를 취할 무렵,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서 ‘클럽발’ 확산이 시작됐다. 이태원은 뉴욕만큼은 아니지만 다양한 인종들이 모이고 다채로운 문화 활동이 이뤄지는 곳이다.

‘가까운 사람에게 가장 큰 피해주는’ 잔인한 코로나 바이러스 창궐시대, 한국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이 주효했던 것이다. 우리나라는 K-드라마, 팝, 영화, 스포츠에 이어 K-방역으로 세계적 모범과 뉴노멀을 선도하고 있다. 정부는 역학조사 지원 시스템과 자가격리 앱, 마스크 앱 등 3가지 시스템을 하나로 묶어 K-방역 통합 브랜드로 수출한다는 계획이다. 우리나라의 위상이 높아졌다. 성인수 울산도시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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