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업계 배터리 부족 현실화
완성차-배터리 합작법인 설립 사활

2021~2022년 세계적으로 부족 전망
英 재규어, 올해 초 가동 일시중단도
배터리시장 급성장에 대란 앞당겨져
현대기아차, 1차 공급 SK이노 선정
SK그룹, 美공장 설립 등 공격적 확장
LG화학, 中 지리·美 GM과 손잡아
삼성SDI도 양극재 합작법인 설립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가팔라지면서 내년, 늦어도 내후년께는 물량 부족에 따른 ‘배터리 대란’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됐다. 전기차는 ‘한국판 뉴딜’로 정부가 육성하는 산업으로, 완성차 업계는 배터리 업계와 합작법인 설립으로, 배터리업계는 공격적인 공장 생산능력 확충 등으로 임박한 배터리 확보전쟁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4일 업계와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글로벌 자동차용 배터리 시장 규모는 오는 2025년 1600억 달러(182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시장에선 당초 오는 2024년을 배터리 공급 부족 시점으로 봤지만, 올해 완성차 업체의 공격적 투자 발표를 볼 때 이 시점이 3년가량 앞당겨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빠르면 내년, 늦어도 내후년에는 배터리 물량 부족에 따른 ‘배터리 대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이미 일부 완성차 업체는 배터리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며 “배터리 공장 실가동률을 고려하면 공급량은 통계보다 훨씬 적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올 2월 영국 자동차 업체 재규어는 LG화학의 배터리를 원하는 만큼 공급받지 못해 가동을 일시 중단하기도 했다.

완성차 업계는 공급 안정성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배터리 업체들과 합작법인 설립에 사활을 걸고 있다.

현대기아차그룹은 글로벌 추세에 발맞춰 국내 배터리 3사 중 합작법인 파트너를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기아차그룹은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배터리를 주로 사용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지난 5월 13일 삼성SDI 천안사업장에서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과 만나 전기차 산업 육성에 힘을 합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또 한화큐셀과 지난달 29일 업무 협약(MOU)을 맺고 전기차 배터리의 재사용을 기반으로 한 태양광 연계 에너지저장장치(ESS) 공동 개발에 나섰다.

SK그룹도 ‘포스트 반도체’로 ‘전기차용 배터리 사업’을 선정, 공격적 확장하고 있다.

올해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시장 점유율 7위로 올라선 SK이노베이션은 2025년 생산량 100GWh 규모의 세계적인 배터리 업체로 성장하겠다는 중장기 목표 아래 생산능력을 확충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조지아주에 9.8GWh 규모 배터리 제1공장 건설에 이어 추가로 9000억원을 추가 투자해 제2공장을 짓기로 했다.

현대기아차는 앞서 내년 초 양산하는 순수 전기차용 배터리 1차 공급사로 작년 말 SK이노베이션을 선정했다. 5년간 약 50만대 분량으로 10조 원 규모다.

다만, SK그룹의 전기차 소재 로드맵은 LG화학과의 배터리 소송전이 무거운 짐이다.

글로벌 배터리 시장 점유율 1위 LG화학은 최근 1년 동안 중국 지리(Geely·吉利) 자동차, 미국 GM과 잇따라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GM과의 합작공장은 지난 4월 착공해 짓는 중이고 지리차와의 공장은 부지 선정 단계다. LG화학은 연내 착공 예정인 구미 양극재 공장을 중국 업체와 합작해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 4위 삼성SDI도 지난 2월 에코프로비엠과 양극재 합작법인 에코프로이엠을 설립했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생산량은 늘어가는데, 배터리 공장의 증설 속도가 뒤따르지 못하면서 완성차 업체가 합작법인 설립에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김창식기자 goodg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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