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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시론]울산산단은 과연 안전한가

기사승인 2020.07.19  21: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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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년 넘은 울산산단 곳곳 노후화
점검과 진단 통한 철저 관리 시급
산단안전 혁신계획 수립·지원을

   
▲ 박현철 울산대 교수 산업안전(SHEQ) 전공

울산 국가산업단지(이하 울산산단)의 공장 설비들이 노후화됨에 따라 중대산업사고의 발생가능성이 증가하고 있다. 2015~2019년 국내 산단에서 안전사고가 총 134건이 발생했는데 울산산단 29건, 여수 19건, 구미 14건, 남동 14건 순이었다. 인명피해는 총 138명이었는데 울산이 39명으로 가장 많았고 주로 석유화학단지에서 발생했다. 또한 지난달 환경부 발표에 따르면 1999~2013년 국내 산단별 암 발생률을 비교한 결과, 울산이 타 지역보다 남자는 66%, 여자는 33%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는 올해 타당성을 검증하고 내년 역학조사를 할 예정인데, 석유화학업체들로부터 배출된 벤젠 등 환경오염물질의 영향으로 입증되는 경우 해결·보상 책임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울산이 유엔재난위험경감사무국이 주는 롤모델 도시로 인증을 받았다고 해서 안전한 도시라는 뜻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안전을 위해 가장 노력해야 하는 도시다.

울산은 1970년대부터 ‘산업수도’로 일컬어지며 국가경제를 견인해왔는데, 그 중심에 두 산단이 있다. 하나는 온산산단으로 1974년부터 울주군 온산읍 일대 2047만5000㎡ 규모에 327개사가 가동 중이며, 석유화학기업이 114개사(63.2%), 철강 33개사(28.6%) 등이 있다. 다른 하나는 울산·미포산단으로 1978년부터 남구와 동구, 북구 일대에서 조성된 4559만4000㎡ 규모로 844개사가 입주해 있으며, 석유화학기업이 194개사(48.8%), 자동차 102개사(36.0%), 조선 37개사(10.1%) 등이다. 그런데 이 공장들은 약 50년 전에 건설돼 정기정비 등을 통해 배관, 회전·계기·전기 설비 등을 보수해 오고 있으나 보이지 않거나 손이 닿지 않는 곳은 점점 노후돼 가고 있다. 또한 ‘헝그리 정신’으로 현장의 경험·지식·정보·아이디어를 동원해 설비들을 돌보던 기술자들도 5년만 지나면 모두 공장을 떠난다. 사실 공장설비 노후화가 문제라기보다 제대로 된 안전관리방법을 몰라 시행하지 않고 있는 것이 더 무서운 것이다.

우리의 일터인 울산산단은 과연 안전한가. 설비는 사람과 같이 전 주기(life cycle)가 있어 점검·검사·진단을 하며 철저히 관리해 나가야 한다.

한국보다 약 160년 먼저 산업화를 추진해온 EU기업을 보면 초기부터 안전을 핵심가치로 인정하고 1980년대부터 다음과 같이 공정과 설비를 관리해오고 있다. 첫째 예비조사부터 적합한 위험성 평가를 실시하며, 매 5년마다 전 공정 안전성 검토를 100% 실시하도록 그룹경영지침(red line)에 명시하고 있다. 정성적 위험성(HAZOP)이 높은 시나리오는 위험도의 허용수준(LOPA)을 적용해 그룹 전문가로부터 확인을 받은 후 각사 대표가 위험감소계획을 수립, 관리하고 있다. 둘째 공종별 전문기술자들과 현장검사원들로 구성된 설비진단팀을 조직해, 전 공정을 장기계획에 따라 안전진단한다. 발견된 결함은 즉시 제거하고, 노후 또는 신뢰도가 떨어진 설비는 기술검토 후 최적화한다. 셋째 지속적인 설비 위험성평가(FMECA, RBI)를 통해 위험기반 예측보전을 시행한다. 넷째 공정경미사고, 아차사고 등 잠재된 위험을 찾아 보고하는 체제를 구축하고 각 사고의 잠재적 위험성을 평가해 고위험시 근본원인분석(RCA)을 실시한다. 다섯째 잠재된 위험을 제거하기 위한 안전제어시스템과 손실 예방을 위한 안전경영시스템을 시행하며, 근로자가 업무수행 중 발생될 수 있는 위험요인을 스스로 통제하는 안전문화를 형성한다.

울산산단에서 누출·화재·폭발 사고가 발생한다면 사회재난으로 변해 피해가 엄청날 것이다. 정부는 울산산단 대개조 사업을 추진해 산단안전 혁신계획을 수립하고 대폭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한국이 약 50년만에 EU기업들의 생산성과 품질을 따라 잡았듯이, 안전도 최선을 다하면 수년 내에 선진화할 수 있다. 안전을 미루면 남는 것은 후회뿐이다. 기업은 공정과 설비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다 측면의 위험성평가, 설비 진단, 시스템안전 등을 통해 위험기반 안전경영에 힘써야 할 것이다.

박현철 울산대 교수 산업안전(SHEQ) 전공

경상일보, KSIL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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