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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울산시민도 알 수 없는 화학사고 대피장소, 전시행정의 표본

기사승인 2020.08.02  20:4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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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은 화학사고가 가장 많이 일어나는 도시다. 그것도 한번 발생하면 대형 사고로 이어지기 일쑤다. 그런데 울산에 화학사고 대피장소가 어디에 있는지 아는 사람이 없다. 대피장소를 표시해놓은 지도는 있지만 정작 현장의 안내판이 없어 주민들은 어디로 가야할지 우왕좌왕 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주민들의 인명과 직결돼 있는 대피장소를 아무도 모른다는 것은 전시행정의 표본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환경부 소속 화학물질안전원은 전국 화학사고 대피장소 532곳의 현황과 화학사고 발생시 행동요령을 담은 안내지도를 공개해놓고 있다. 이 지도는 전국 77개 지역 단위로 제작됐다. 울산의 경우 남구·동구·북구·울주군 4개 구·군에 학교·체육센터·마을회관 등 39곳의 대피장소가 지정돼 있다. 그런데 대피장소에 대한 안내판이 하나도 없어 지금도 주민들은 이 곳이 대피장소임을 모르고 있다. 지진·해일 대피장소 안내판은 다 설치돼 있는데 화학사고 대피장소 안내판은 하나도 설치돼 있지 않은 것은 울산지역 화학사고의 심각성을 모르거나 전시행정일 가능성이 높다.

화학사고가 발생하면 지진·해일 못지 않은 대규모 피해가 발생한다. 특히 울산은 지난해 기준으로 연간 화학물질 유통량이 전국의 30%에 이른다. 유독물 또한 전국 유통량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한다. 만일 가스 등 유독물질이 바람을 타고 주택가와 도심으로 확산할 경우 인명피해는 엄청나게 커지게 된다. 울산석유화학단지 주변 2㎞ 안에는 2000여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고, 5㎞ 반경 내에는 14만6000여명이 살고 있다.

지난 2017년 12월 울산혁신도시의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은 누출된 유독 화학물질이 바람을 타고 어디로 흘러가는지 예측할 수 있는 ‘바람지도’를 국내에서 처음 만든 바 있다. 바람지도가 만들어진 지역은 울산이 처음이다. 재난안전연구원은 울산에는 위험한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기업체가 많아 시민들의 불안이 크다는 점을 감안, 이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11월에는 울산 남구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주민맞춤형 화학사고 행동요령을 개발했다. 남구청의 주민행동요령 매뉴얼을 보면 바람이 해안에서 불어올 경우 시내쪽의 주민들은 방어진과 온양면 등 직각방향으로 대피하도록 하는 등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사고가 났는데도 주민들이 대피장소를 찾지 못한다면 그야말로 무용지물일 수밖에 없다. 무용지물을 유용지물로 만들려면 하루빨리 안내판을 설치해야 한다.

경상일보, KSILBO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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