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악한 처우로 울산 中企 인력난 심각
‘인재육성형 중소기업 지정제도’ 등
좋은 일자리 창출 위한 인식개선 시급

▲ 이영숙 울산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

지난해 말 늦둥이가 수능을 마치고 한껏 여유로워진 일상으로 아르바이트를 구해보겠다고 여기저기 이력서를 제출하고 면접을 보러 다니더니만 볼멘소리로 울상이 되어 “아니 처음하는 아르바이트인데 경력이 없는게 당연한 거고, 그렇게 경력 있는 알바가 필요했으면 경력자만 된다고 미리 공지를 하던가 해야지 안그래 엄마?”하면서 눈을 크게 뜨고 나의 동의를 구하는 눈빛을 보내 “그러게 그 가게 주인들 잘못했네, 고생 많았어”하고 나름 큰 경험을 통해 성장하는 아이를 꼭 안아 주었다.

이렇듯 중소기업과 구직자 간에도 일자리 미스매치이 일어나고 있다

‘미스매치(Mismatch)’란 대졸 고학력자 취업난의 주요 원인으로 인력의 수요와 공급에서 다양한 특성으로 인해 불일치하게 되는 현상이다. 즉, 인력시장에서 기업과 구직자 간의 정보의 격차에 따른 인식의 차이로 적절한 직장의 매칭이 발생하지 않아 수요자와 공급자 모두가 곤란을 겪고 있는 현상이다.

‘청년실업’ 그리고, ‘인력부족’ 어떻게 이 두가지 현상이 동시에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인력시장의 공급자에 속하는 대학 졸업자들이 주로 취업하기 원하는 부문은 대기업, 공기업, 금융기관이다. 그렇지만 이곳의 일자리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추세이다. 이러한 현상은 공급측면에서 청년층의 고학력 증대의 한 현상으로 인해 나타나며, 괜찮은 직장을 찾고자 하는 직업적 안정성과 평가에 대한 편중적 선호에 의해 나타난다. 여기에 더불어 중소기업에 대한 낮은 사회적 평가도 맞물려 청년들의 대기업 선호도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지속적으로 인력을 필요로 하는 주요 수요자는 중소기업들이 더 많은 상태이지만 이들에 대한 낮은 사회적 평판으로 인해 필요한 인력을 적기에 공급받지 못하는 수요부족 현상도 동시에 발생하고 있다.

미스매치는 두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구직자가 원하는 임금수준과 기업이 실제로 지불할 수 있는 임금수준에서의 미스매치와 구직자의 전공이 취업을 희망하는 직업이나 업무과 잘 맞아떨어지지 않는 미스매치, 이러한 현상은 울산지역을 예외로 하지 않는다. 울산은 지역특성상 대기업이 많고, 대·중소기업간 임금격차로 인하여 중소기업 구인난이 심각하다. 지난 2018년 임금근로 일자리 소득결과(통계청)에 따르면 대기업 근로자의 월평균 소득은 501만원으로 중소기업(231만원) 근로자보다 2배 이상 많았다. 이렇다 보니 중소기업에 대한 인식도 좋지 않고 취직하고 싶어도 갈만한 중소기업이 없다고 한다.

울산의 산업구조를 보면 매출액 1000억원 이상, 300명 이상의 종업원을 보유한 대기업의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고, 대기업이 울산 전체 매출액의 97%를 점유하고 있다. 울산의 중소 제조기업도 대기업 하청업체가 많아 대기업이 어려움에 처하면 중소기업은 대기업보다 더 큰 어려움에 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한 최저임금의 급속한 인상, 스마트공장 증가 등 점점 기업에서는 단순 반복적인 인력은 필요로 하지 않고 기존 인력마저도 감축하는 추세인데 코로나 19로 경기가 악화 되면서 많은 기업들이 어려움에 처해 인력을 계속적으로 감축하고 폐업하는 기업도 많아졌다. 게다가, 인적자원 부족으로 정부에서는 산업기능요원도 매년 줄여가고 있는 실정이라 중소기업에서는 장기근속 근로자의 유입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이와같은 중소기업의 인력 미스매치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들도 좋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는 인식개선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이를 위해 중기부는 대기업에 비해 열악한 임금체계 등을 개선하여 청년충의 취업 기피에 따른 고질적인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2014년부터 ‘인재육성형 중소기업 지정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사업주가 인재(근로자)에 대한 투자를 통해 생산성과 수익성을 향상시키고, 그 성과를 근로자와 공유하는 중소기업을 선정하여 인재육성 우수 사례집·홍보 동영상 등을 활용한 온·오프라인 홍보와 인재육성형 중소기업 전용자금 신청, 병역특례 지정업체 가점 등 혜택을 제공하여 중소기업과 근로자가 함께 성장해나가는 문화가 형성되고, 더 나아가 중소기업의 인력난 해소에 도움이 되길 기대하고 있다.

이영숙 울산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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