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란문화재단은 오는 9월 23일부터 12월 16일까지 ‘해가 서쪽으로 진 뒤에’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우란1경에서 개최하는 이번 전시는 과거의 우리 생활 속에 당연하게 존재해왔던 공예의 쓰임과 가치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전이되는 상황에 주목한다. 원형을 지키고자 하는 힘과 변화에 적응하고자 하는 힘의 충돌과 공존이 일으키는 가치들을 살펴보며 결국 공예를 통해 사람 그리고 그들이 이루는 사회에 대해서 생각해보고자 하는 것이다.

이번 전시는 이러한 맥락 안에서 조선시대 문무文武를 갖춘 양반兩班의 일상 속에 자리했던 ‘갓’과 ‘궁시弓矢’를 바라보고, 당대의 추구했던 미감과 사회문화적 가치를 살펴본다. 더불어 이 갓과 궁시가 유교적 공동체 내에서 형성되어 정착된 물질문화라는 것에 주목하여 시대적 배경을 짚어보고자 한다.

<해가 서쪽으로 진 뒤에>는 장인의 공예품과 이를 둘러싼 시대와 사회, 전이를 작품으로 풀어낸 현대미술 작가의 작품을 함께 전시하여 시간의 흐름과 세대의 공존을 보여주고자 했다. 갓은 말총과 대나무로 만들어져 은은하게 비치는 투명함과 겹침으로 나타나는 무늬와 곡선이 특징이다. 남성의 도구였지만 ‘정꽃’과 ‘뒤새’로 멋을 내고, 옥이나 호박으로 만든 갓끈으로 장식을 더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박창영(갓일) 보유자와 박형박(갓일) 이수자의 작품을 통해 시대와 형태에 따라 변화해왔던 갓을 선보인다.

유연한 곡선미와 팽팽한 긴장감을 가지고 있는 활과 강하고 빠른 지향성을 가지는 화살은 태초와 다른 쓰임과 가치로 변화를 거듭하고 있지만 여전히 제작되고 있다. 전시에서 선보이는 김윤경(궁시장) 전수조교의 전통 활과 유세현(궁시장) 전수조교의 전통 화살을 통해 무기와 심신수련의 도구를 넘어 조형성이 돋보이는 공예품으로서 만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하여 사전 예약제를 시행할 예정이다. 네이버 예약 시스템을 이용할 예정이며, 9/21(월) 9시 오픈 예정이다. 추후 관람방식은 코로나-19 확산 추이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 자세한 정보는 전화 또는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경상일보 = 배정환 기자 karion79@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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