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분옥 시조집 ‘꽃 다 진다…’
조운문학상 수상 기념 시집
‘봄, 천형’‘침향’ 등 70여수 

신필주 시집 ‘후포’
지난날 바다마을기행 엮어내
‘빈배’‘새벽포구’ 등 50여편 

어두운 곳에 버려 진 생명의 기운을 찾아 내 다시 세워 일으키는 배려의 힘. 따스한 듯, 뜨거운 듯 주변을 밝히고 데워주는 섬세함 속에서도 강직함을 잃지않는 언어의 힘.

울산 문단을 키우고 지키는 여성 문인들이 이미 많다. 그 중 한분옥(70) 시인과 신필주(69) 시인은 지역 시단의 뿌리와 기둥으로 적지 않은 족적을 보여왔다. 두 여성 원로 시인의 활동 영역은 다소 차이가 있지만 작가정신의 발로인 창작의 시심에서 만큼은 청년기의 열정에 뒤지지 않을만큼 여전히 활활 불타오르고 있다.

▲ 한분옥 시인 시조집 ‘꽃 다 진다 잎 진다’

선선한 가을바람 속에서 두 원로 시인이 그 동안의 시세계를 함축한 새 시집을 나란히 출간했다. 냉철한 이성의 계절에 들어 선 요즘, 뜨거웠던 지난 날을 돌아보며 나와 우리 모두의 삶을 돌아보게 만드는 작품들이 가득하다.

▲ 한분옥 시인

창작활동과 병행해 후배문인들을 위해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한분옥 시인은 지난 상반기 제5회 조운문학상을 수상했다. 시조집 <꽃 다 진다 잎 진다>는 이를 기념하는 시집이다.

책 속에는 한 시인이 일평생 일궈 온 ‘고졸한 연가에서 털털한 사설까지의 스펙트럼’(이승하 중앙대 교수의 해설 중에서)이 모두 담겼다.

표제작을 비롯해 ‘운다고 울어지더냐’ ‘침향(沈香)’ ‘잊는다고는 말자’ ‘울산을 노래하다’ ‘봄, 천형(天刑)’ 등 6부에 걸쳐 70여 수의 작품을 실었다.

신필주 시인은 지역문단에 자주 얼굴을 내밀지는 않지만 울림의 시 언어로 오랜 벗과 깊이 있는 교류를 이어왔다.

▲ 신필주 시인 시집 ‘후포’

신 시인의 새 시집 <후포>는 지난 날 그가 경험한 바다와 그 언저리 마을기행 이야기를 엮은 것이다.

▲ 신필주 시인

신 시인은 ‘내 젊음은 온통 여행이었다. 낯선 곳을 찾아가는 내 가슴은 뜨겁고 발걸음이 가벼웠다. 그 길에서 나는 참인생을 살았고, 한 생애를 몇갑절 덤으로 보낸 것’이라고 털어놨다.

‘빈 배’ ‘새벽포구’ ‘민박집’ ‘새벽 바닷가 진풍경’ 등 50여 편을 실었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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