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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울산 문화예술기관장의 조건은

기사승인 2020.09.23  21:2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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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예술계 등 사회전반 최악의 상황
코로나 극복 새로운 문화시대 견인할
문예기관장의 역량 어느 때보다 중요

   
▲ 홍영진 문화부장

지역일간 문화부에서만 근무하다보니 유독 문화예술 관련 기관(시설)이나 시민단체와 인연이 깊다. 문화예술회관, 문화재단, 문화의전당 등 공공기관은 물론 예총·민예총·문화원과 같이 민간협의체와 단일협회, 동호단체 등이 모두 해당된다.

그 곳을 거쳐가는 수많은 기관(단체)장의 면면을 자연스럽게 보고 듣게 된다. 본인의 역량을 십분 발휘하고 박수를 받으며 떠나는 분, 연고가 없는 울산에 처음 와서 임기를 못다 채우고 돌아가는 분, 일산상의 이유로 느닷없이 사표를 내거나 소리소문도 없이 사라지는 분, 직원들에게 휘둘리며 임기 내내 고전만 하다가 퇴임하는 분, 연임에 대한 미련을 못버리고 악수를 두다 인심을 잃고 떠나는 분, 온갖 악평에도 불구하고 끝끝내 그 자리에 다시 오르는 분 등 기관장의 유형은 세상사람들 얼굴만큼 다양했던 것 같다.

그들의 역량은 좋은 시절 보다 좋지 않은 시기에 더 잘 드러났다. 문예행정(사업) 또한 사람이 하는 일이기에 계획처럼 잘 따라주지 않을 때가 많았다. 앞서 밝힌 수많은 분들 중 몇몇 분은 평가에 필요이상 불편한 심기로 대응하다 본인은 물론 기관 전체의 사업에 오히려 걸림돌이 되기도 했다. 대응의 방법 역시 기관장의 유형에 따라 제각각이었다.

우선은 ‘버럭형’이다. 본인이 맡고 있는 기관의 비판 기사에 과격한 반응을 드러내며 불같이 화부터 낸다. 요즘은 드물지만, 지역언론 문화부 기자들 대부분이 20~30대 젊은층이었던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이런 분을 종종 만났다. 새벽부터 큰 소리로 분노를 쏟아내고는 “사회생활 경험이 부족해서 그런 듯 하니, 이번 만은 내가 참겠다”고 전화를 끊는다.

‘강요형’과 ‘수사형’도 있다. 비평 기사의 전체 맥락보다 한 줄 문장 속 특정단어의 의미에 함몰되어 해당 기사 전체가 잘못됐다고 주장한다. 문제를 문제로 생각하지 못하고 엉뚱하게 피해를 당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왕 나간 종이신문은 어쩔 수 없고, 인터넷 보도라도 내리라고 요구한다. 또 어떤 이는 기사를 쓰게만든 제보자가 누구인가를 밝히는데 혈안이다. 기자는 안중에 없고 그 뒷배경이 있다고 오해하면서 ‘(신문사)사장님과 잘 아는 사이’이니 앞으로 조심해 달라는 당부로 마무리한다.

스스로 ‘은둔형’을 선택한 분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공공기관대표라는 직분을 망각한, 가장 안좋은 사례라고 생각된다. 외부와의 교류를 극도로 삼가면서 조그만 빌미조차 제공하지 않겠다는 심사다. 그런데 외부와의 소통만 문제가 있는게 아니라 내부 조직원과의 소통 역시 문제가 많았다. 기관의 특성상 꼭 필요한, 최소한의 네트워크 조차 만들지 못하고 쥐죽은 듯 지내면서 ‘가늘고 오래 갈’ 궁리에만 몰두하는 것이다.

울산지역 대표적 문화예술기관·단체가 차례로 신임수장을 맞고 있다. 신임 울산문예회관장은 울산시장이 확정해 발표하는 일만 남았다. 얼마 전 퇴임한 공무원이 인사위에서 최고점을 받았다고 한다. 신생 울주문화재단의 초대 대표이사로는 지역방송사 전 대표가 선임됐다. 울산박물관장 공모는 오는 25일 접수를 마감한다. 10월말 임기만료 울산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연임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이후 예술가와 향유자 모두가 어려운 때를 맞았다. 획기적인 전환점의 새로운 문화시대를 열어야 한다. 어찌보면 울산근대문화가 시작된 이래 가장 어려운 시절이다. 최악의 시기를 환하게 밝혀야 할, 신임 문화예술기관장의 역량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홍영진 문화부장

경상일보, KSILBO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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