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지근 울산 중구의회 의장

제7대 후반기 중구의회가 출범한지도 어느덧 3개월의 시간이 흘러가고 있다. 새로운 의장단을 꾸리고 상임위원회 구성, 추경예산 심의, 각종 조례안 처리, 그리고 집행부의 사업들을 챙기다 보니 정신없이 시간을 보낸 것 같다.

중구의회는 물론 울산시의회를 비롯한 다른 구·군의회도 다소간의 시간차가 있긴 했지만 후반기 원구성을 마치고 울산시민을 위해 그리고 각 지역구 주민들을 위한 의정활동을 시작한 셈이다.

후반기 의장직을 맡고 3개월여의 시간을 보내면서 의원들의 원만한 의정활동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도울지에 대한 고민과 함께 앞으로 주어진 2년 남짓한 기간 동안 집행부와 의회간 소통과 상생을 위한 방향성을 생각해 볼 기회도 많았다. 의장이라는 자리가 의회를 이끄는 수장으로서의 중책과 더불어 지도자로서의 능력, 즉 리더십에 대한 책무를 스스로 고민하고 어떻게 실천해 나갈지에 대한 상념도 깊어져 간다.

대한민국 현대사를 되돌아보면 정치가의 역할은 큰 비중을 차지했다.

뒤쳐진 산업화와 후발 민주화 국가였던 만큼 빠른 산업화를 통한 경제적 발전과 민주주의의 자리매김을 위한 최우선 조건 중 하나는 바로 강력한 정치적 리더십이었다. 대한민국 건국 70년 역사에서 우리 사회를 대표해 온 리더십을 꼽으라면 어떤 이들은 박정희의 리더십을, 다른 이들은 김대중과 노무현의 리더십을 떠올릴 것이다.

박정희 대통령의 리더십이 ‘보스 리더십’이라면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은 ‘동반자 리더십’을 대표한다고 볼 수 있다. 전후세대를 이끌며 가난하고 힘없는 국가를 하나로 뭉쳐 이끌고 가기 위한 박 대통령의 리더십은 어쩌면 시대적 소명이 낳은 ‘필요악’이었는지 모를 일이다. 이어 우리 국민들의 민주주의에 대한 갈증과 열망이 커진 이후 등장한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은 눈높이를 맞추고 어깨를 나란히 하며 함께 길을 걷는 동반자의 리더십이 국민적 공감과 지지를 얻어낸 원동력이었을 것이다.

2020년 우리 사회의 정치적 리더십은 새로운 변화가 요구된다. 최근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의 엄중한 상황 속에서 우리 국민의 다수는 위기를 함께 극복하고 슬기롭게 헤쳐 나갈 수 있는 유능하면서도 섬세한 리더십을 원하고 있다.

즉 국민의 목소리에 늘 귀 기울이되 때로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해 이끌어 줄 수 있는 관계, 이 역시도 소통하는 동반자의 리더십이 가장 적합하다는 생각이다.

현대사회에서 강력한 권력과 권위만을 앞세워 일방적으로 끌고 가는 보스의 리더십은 과거 유물이 된지 오래다. 지금은 열린 마음으로 다른 의견이나 소수의 생각도 함께 품고 보듬는 자세가 필요하다. 자신의 생각을 강하게 관철하기 보다는 다양성을 인정하고 그 차이를 수용하는 개방적이고 유연한 생각과 행동이 병행돼야 한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으며 지역사회의 어려움이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하다. 더욱이 추석 명절을 앞두고 코로나의 늪에 빠져버린 지역경제가 회생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모두가 함께 위기를 희망으로 만들기 위해 생각과 행동을 하나로 모아나가야 한다.

우리 의회 역시 지금은 집행부의 잘잘못을 따져 질책하고 책임을 묻기보단 어떻게 위기상황을 이겨나갈지에 대해 고민하고 대안을 제시해 나가야 한다. 의장으로서 의원 개개인이 가진 생각과 신념을 존중하고 어깨를 맞대 같은 목표, 같은 방향을 향해 발을 맞춰볼 요량이다. 또 집행부 역시 진심을 담은 소통과 대화를 통해 지금 처한 어려움이 무엇인지, 구민의 삶을 보다 윤택하게 하기 위한 합리적인 해결책은 어디 있는지 찾아나가며 나란히 손을 맞잡고 걸어갈 생각이다.

이것이 지금 중구의회 의장에게 주어진 앞으로 2년간의 책무란 각오로 ‘동반자의 리더십’을 몸으로 실천해야겠다. 노력한다는 것은 스스로의 부족함을 알기 때문이고 부족함을 아는 이는 성실할 수밖에 없다. 의장으로서 노력하겠다는 약속이 곧 23만 중구민을 위해 성실히 일하겠다는 행동으로 이어지도록 또 한번 마음을 다잡아 본다. 김지근 울산 중구의회 의장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